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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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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 마이스, 이제는 도약할 때 (2) 경남 마이스를 돌아보다

외국인 참가 대규모 행사 실종 … 조직 정리·세코 운영방식 고민을
2016년 경남 마이스 개최 전국 9위
외국인 참가자 수는 11위에 그쳐

  • 기사입력 : 2018-06-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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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최근 발표된 UIA(국제협회연합) 기준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2016·2017년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마이스 국가로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경남 마이스 산업은 도내 대표 전시·컨벤션시설인 ‘창원컨벤션센터(세코)’가 위치한 창원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창원은 2005년 세코가 건립된 이후 2008년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를 개최했으며, 2009년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됐다.

    2011년에 유엔사막화방지협약, 2012년 국제교육도시연합세계총회 등 굵직한 행사들을 치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이후에는 2015년 국제품질분임조대회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이 1000명 이상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들이 실종됐고, 마이스 산업 통계들을 살펴보면 경남의 경제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창원이 2018년 창원 방문의 해를 맞아 마이스 선도 도시를 표방하며 마이스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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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컨벤션센터 전경./김승권 기자/


    ◆경남 마이스 산업 현황=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6년 마이스(MICE) 산업통계 조사연구 보고서의 경남 마이스 개최 현황을 살펴보면 2016년 개최건수는 7724건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9위에 자리했다. 외국인 참가자수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전국 11위를 차지했다. 개최건수나 외국인 참가자 수만으로 마이스 산업의 전체 규모와 질을 담아낼 수 없으나, 경남 마이스 산업이 경남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위상만큼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경남 마이스 산업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두 측면에서 모두 전환기를 맞이한다. 세코가 490억원을 들인 증축공사를 끝내고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했으며, 7월에 행정기구 개편을 통해 마이스 일부 업무가 경남도 국제통상과에서 관광진흥과로 이관됐다. 경남 전역으로 컨벤션을 유치하는 전담기구인 경남컨벤션뷰로를 세코 행사 유치조직처럼 쓰던 관행에서 벗어나 경남컨벤션뷰로가 2016년 센터에서 분리돼 제 업무를 찾은 1년간의 성과도 나타났다. 그 결과 회의 유치건수가 늘어 2017년 12건에서 2018년에는 20건의 국내 학술대회가 예정돼 있다. 또한 창원시가 미래산업으로 꼽는 로봇과 관련, 내년 4월 로봇랜드 개장에 맞춰 세계적 권위의 로봇관련 국제대회인 FIRA세계로보월드컵&컨퍼런스를 유치했다. 세코사업단도 지역산업과 연계 가능한 3D프린팅 전문행사 ‘TCT코리아’를 기획해 오는 10월 개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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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스 산업 둘러싼 복잡한 체계·조직=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은 경남 마이스 산업이 처한 상황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경남 마이스 산업의 많은 부분에서 복잡한 조직과 체계 때문에 발달이 저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도시 마이스 산업의 중심이 되는 전시·컨벤션시설의 건립과 운영부터가 그렇다. 세코는 2005년 도비 500억원, 시비 548억원, 국비 506억원을 들여 지어 경남도와 창원시가 공동 소유·운영하고 있다. 건립·운영 주체가 두곳인 셈이다.

    도와 시가 공동으로 컨벤션센터를 세운 사례는 고양시와 경기도, 코트라가 함께 세운 국내 고양 킨텍스(KINTEX)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운영주체에서 차이가 난다. 킨텍스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출자해 새로운 법인인 (주)킨텍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어 운영주체가 명확하고 하나의 목표를 함께 공유하며 일한다. 세코는 비용분담과 수익배분을 도 70%, 시 30%로 하는 상황에서 운영은 개관부터 코엑스에 맡긴 상태라 대외적으로 볼 때 운영주체는 코엑스이지만 센터 운영에 있어 실질적 운영주체인 창원시와 경남도 두 곳의 알력이 작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 도 차원에서 유익한 마이스 행사이지만 창원시에 별 소득없는 행사라 여겨지거나 그 반대일 경우 두 곳을 위한 행사를 유치하거나 기획해도 못 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마이스 행정에 있어서도 어긋날 소지가 많다. 현재 국내 마이스 산업의 주무부처는 문화관광체육부인데 과거 산업전시회 지원과 전시컨벤션시설 건립·운영 등이 경제국 소관이었기에 창원시의 마이스 업무를 관광과가 아닌 경제국 미래산업과에서 담당하고 있으면서다. 경남도도 기존에는 창원시와 같이 국제통상과가 담당했으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사업들이 많은 만큼 마이스 행사 유치와 경남컨벤션뷰로를 지원하는 업무를 지난해 7월 국제통상과에서 관광진흥과로 이관하며 마이스 정책이 도내 관광분야와 좀 더 유기적 관계를 갖게 됐다.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경남 마이스의 경우 업무가 여전히 두 지자체와 두 주무부서로 나뉘어 있어 업무 진행이 더디고, 협조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 축적도 어렵다”며 “경남도도 뷰로 지원 업무 등을 관광진흥과로 이관하고 마이스 산업 진흥조례를 개정했지만 여전히 조례 관리책임부서는 국제통상과여서 전면적으로 조직·체계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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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창원컨벤션센터서 열린 제16차 세계한상대회.


    ◆세코 위탁운영의 효율성= 경남과 창원시는 세코를 설립한 2005년 개장 때부터 지금까지 14년째 코엑스에 운영을 맡겨오고 있다. 2016년 재계약을 해 오는 12월 다시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시점이다. 전시컨벤션에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코엑스로 하여금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전시장 운영과 컨벤션마케팅을 함으로써 컨벤션센터를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목적이었다. 이에 따라 세코사업단이 구성돼 코엑스는 본사에서 단장을 포함한 실무자 3명을 파견해 총 18명이 세코사업단에서 일한다. 코엑스 본사와의 공동마케팅, 네트워크·노하우를 활용해 가동률도 2016년 73%, 2017년 74.65%, (전시장·회의실 평균)로 만실에 가깝다. 또한 2016년 3억, 2017년 13억이 넘는 흑자를 내며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위탁운영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비판하는 입장도 강하다. 계약 유지를 위해 공공재인 세코를 사기업처럼 운영해 공공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많으면서다.

    도내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마이스가 관 주도 산업인 이유는 전시·컨벤션 자체에서 이익을 보지 못해도 식음료, 숙박·교통 등 후방산업에서 지역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세코는 각종 소규모 연회에까지 대관하면서 우리지역 사람을 동원해 채우고 있기 때문에 마이스 산업이 발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세코는 돈을 벌어도 마이스 업계 종사자들인 전시컨벤션기획업·시설업 등이 발달하지 못하고 숙박업도 잘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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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열린 경상남도 공예대전 행사.


    ◆세코 위탁운영의 한계점= 운영이 원활한 반면 공공재인 센터의 장기적 운영방안·지역 마이스산업 발전에 대한 고민과 대안 제시·역사와 현황, 전략이 담긴 창원컨벤션센터 백서 제작 등 공공재로서 센터가 진행해야 할 것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도내 마이스 전문가는 “백서를 만들어야 자료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센터의 정체성과 문제점을 찾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세코는 위탁운영으로 지역 마이스업계 교육이나 간담회 개최·인력양성 등 공적 역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탁운영은 경남 대표 전시컨벤션시설의 위상과도 관련이 있다. 국내 전시장 업체간 이해증진과 정보교환을 통해 무역전시사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된 한국전시장운영자협회에는 벡스코, 김대중컨벤션센터, 엑스코, 인천관광공사, 대전마케팅공사 등 국내 11개 전시장 운영주체들이 모여 마이스 관련 동향을 살피고 논의한다. 이 모임에 코엑스 본사가 참석하기 때문에 코엑스 팀장급에 해당하는 세코사업단장은 대표성을 띠고서도 참석하지 않는다.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이창현 부원장은 민간 마이스 사업체 기반이 약한 지역은 세코와 같은 전시컨벤션시설이 마이스 산업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같이 오랜 위탁경영은 무책임의 산물이라 비판하며 지금이라도 운영방안을 새로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코는 마이스업계서 동등한 네트워크 상대로 대우받을 수 없는 위치에 놓여 있고, 세코 인력이 나가면 센터를 운영할 자체적인 노하우도 축적되지 않은 상태다. 세코와 동일한 시기에 건립돼 규모가 더 큼에도 직영을 고수했던 김대중컨벤션센터는 그간 노하우가 쌓이고 전문 인력이 양성됐다”며 “책임경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코엑스에 세코 운영을 맡겨놓고, 지자체는 책임소재를 코엑스에 넘기면 되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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