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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재직자 양성으로 돌파- 윤용일(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장)

  • 기사입력 : 2018-06-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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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전후로 ‘정밀가공기능사’라는 자격증이 있었다. 보통 선반, 밀링, 다듬질 등을 통해 재료를 1/100㎜ 이하 단위로 가공할 수 있는 고도의 정밀제작 기술로 기계공고에 재학 중인 2, 3학년 학생들이 취득했던 필수 자격증이었다. 특히 이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우 연간 1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지고, 방위산업체에 취직하여 군 면제를 받거나 대학교 특별전형 입학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졌었다.

    당시 공고생들에게 자부심의 상징이었던 이 자격증의 가치가 CNC 공작기계의 보급과 함께 빛을 바랜 것은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이었다. 실제로 그 전까지만 해도 정밀금형 제작 등 기계가공의 대부분을 수작업에 의존하였는데 컴퓨터로 제어되는 자동화기계가 도입되면서부터는 수작업의 중요도는 크게 떨어지고 이 기계를 구동하기 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이 훨씬 중요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기계산업 전반에 걸쳐 대변화가 일어났다. CNC 공작기계가 없는 업체는 정밀도나 생산성 면에서 경쟁이 되지 못했고, 심지어는 주문조차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시설투자에 나서 CNC 공작기계를 도입하였으나 이번에는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가 없어 고민에 처하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신규 기술인력 채용에 매달렸으며, 여의치 않은 경우 프로그램의 외주제작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기술 도입과 함께 중소기업의 역량강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내부인력 양성이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양질의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정과 제품 특성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년간 근무한 재직자를 능가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중소기업들은 기술인력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때 인기 있었던 과정들 중 상당수가 우리 중소기업진흥공단 연수원에서 제공한 장단기 연수 프로그램들이었다.

    벌써 3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유사한 사례가 최근의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자금만 확보된다면 로봇은 간단히 도입할 수 있지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은 쉽게 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지금도 값비싼 로봇을 도입해 놓고도 프로그램은 아웃소싱을 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결국은 재직자 양성을 통해 자체적인 운영능력을 기르는 것이 경쟁력 향상의 첩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재직자 양성을 위해 MES/POP 구축실무, PLC 제어기술,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스마트공장 배움터 구축을 추진 중에 있는데, 이를 활용하여 자동창고, 로봇, RFID 등 요소기술뿐만 아니라 생산관리, 품질관리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 관리기술도 함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공장을 필두로 신기술, 신사업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는 기술경쟁의 시대에 내부역량 강화를 위한 재직자 양성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하며, 우리 연수원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 길을 중소기업과 함께 가고 싶다.

    윤용일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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