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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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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 팔도유람] 대전 ‘계족산’ 황톳길

걸어요, 숲속 흙길~ 느껴요, 맨발 힐링~

  • 기사입력 : 2018-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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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황톳길.


    계족산(鷄足山)은 대전의 대표 명산 중 하나이다. 계족산은 대전시 동쪽 외곽에 자리잡으며 삼국(三國, 백제·고구려·신라)의 역사를 이어온 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족산의 ‘계’자는 ‘닭 계(鷄)’자다. 사전적 의미로 보면 이 산은 닭의 다리라는 뜻을 품고 있다.

    산 중턱의 순환 임도가 닭의 다리를 닮았다고 닭다리산 또는 닭발산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계족산에 전국의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 산에 조성된 황톳길 때문일 것이다. 황톳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발 밑으로 보드라운 흙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황토를 밟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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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가족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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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봉황정.

    ◆삼국(三國)의 역사 간직한 계족산성 = 계족산성은 백제와 고구려, 신라의 역사를 이어온 성곽이다. 근대도시로 성장한 대전은 과학도시, 교통도시 이전에 성곽(48개)이 많은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곽 중에서 유일하게 복원을 시작한 계족산성이 형체를 드러내면서 고대 한국역사의 중심인 삼국사(三國史)를 이해하는 데 가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이중환 택리지에서 ‘대를 이어 살 만한 고장 충청도’가 바로 성곽을 중심으로 한 계족산 자락으로, 삼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교육하는 데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되고 있다. 계족산성은 계족산 정상부에서 북동쪽으로 길게 발달된 능선을 따라 약 1.3㎞ 지점에 있는 봉우리(해발 431m) 위에 축조됐다. 산성에 올라서면 동쪽으로는 대청호, 건너편으로 충북 옥천군이, 북동쪽으로는 충북 보은군 지역이 조망된다. 성의 둘레는 약 1037m로 지역의 산성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역사적으로 계족산성은 회덕이 우술군에 소속된 이래로 백제의 중요한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백제가 멸망한 직후에도 백제부흥군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됐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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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정상에 위치한 계족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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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족산 맨발축제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

    ◆시민들의 힐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계족산 황톳길’ =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숲속 맨발걷기’라는 독특한 테마를 갖고 탄생한 계족산 황톳길은 대전 대덕구 장동산림욕장부터 임도를 따라 총 14.5㎞ 구간에 조성돼 있다.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포근하게 감싸주기 때문에 발 마사지는 물론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서 산림욕까지 한꺼번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토·일요일 오후 3시)마다 열리는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공연 등 다채로운 콘텐츠까지 더해지면서 계족산 황톳길은 시민들의 문화·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말이면 젊은 연인과 가족 단위 등산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계족산 황톳길은 지역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의 아주 우연한 계기와 배려에서 시작됐다. 조 회장은 평소 즐겨 찾았던 계족산에서 지인들과 함께 걷던 중 불편한 하이힐을 신은 여성에게 자신의 운동화를 벗어주고 양말만 신은 채 자갈길을 걷게 됐다. 맨발로 한참을 걸은 조 회장은 발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날 저녁 하체가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오랜만에 숙면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더 많은 사람들과 맨발 걷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전국의 질 좋은 황토를 구입, 계족산에 황톳길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황톳길 조성을 시작으로 매년 5월, 계족산 숲속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마사이마라톤은 2011년 이후 문화예술까지 어우러진 ‘계족산 맨발축제’로 발전됐다. 올해 13년째 행사가 성료됐다. 또 맨발걷기문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에코힐링 캠페인’이 열리고 2007년부터는 계족산에서 맨발걷기와 더불어 숲속음악회를 열어 누구나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무료로 숲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18년 계족산 맨발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축제는 지난달 12~13일 열려 지역민을 비롯한 가족, 단체, 외국인 등 관광객 4만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세계 14개국 주한대사가 방문하기도 했다. 계족산을 찾은 주한대사는 스페인, 불가리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볼리비아, 미얀마, 과테말라, 필리핀, 에콰도르, 리비아, 멕시코, 투르크메니스탄, 네팔, 키르기스스탄 등 총 14개국이다. 이들은 계족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주한대사들에게 대전의 관광자원을 알리는 동시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계족산 황톳길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전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 ‘5월에 꼭 가볼 만한 곳’, 여행전문기자들이 뽑은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일보 이호창 기자

    사진= 대전 대덕구 맥키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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