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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한반도 평화·번영 멈추면 안 된다- 김한근(부산취재본부장·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6-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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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정세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만남은 누구도 예측 못한 그야말로 깜짝 이벤트였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번개팅’까지 단 며칠 사이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어 언론들이 헤드라인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워싱턴으로, 판문점으로 쉴 새 없이 쫓아다닌 문 대통령이 안쓰러울 정도다.

    문 대통령의 숨 가쁜 중재외교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후에 이어진 회담 재개 시사와 북미 간의 어지러운 공방전이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와 표현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북미 간에 리스크는 언제 어디서든 상존한다. 양쪽이 신뢰를 쌓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포진한 네오콘의 동향과 북한 군부 강경파의 반응과 중국의 행보에도 우리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북미의 ‘치킨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평화의 길’로 가려면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

    해일처럼 몰아쳤던 북한과 미국 간 격랑이 겨우 가라앉는 모양이다. 그만큼 북미 사이의 공방전이 어지러웠던 거다. 문 대통령의 북미를 넘나든 숨 가쁜 중재 행보가 돋보였다. 어쨌든 트럼프가 6월 12일 싱가포르 회담을 재추진하겠다고 언급했으니 말 많고 탈 많았던 북미회담이 예정대로 성사되긴 할 모양이다. 회담을 취소한다는 트럼프의 한마디에 세계가 요동쳤고 우리는 일희일비해야 했다.

    트럼프가 썼다는 ‘협상의 기술’이란 책엔 이런 내용이 들어 있다. 통 크게 생각하라, 지렛대를 활용하라, 비용을 줄여라, 협상을 즐겨라 등이 그의 사업 전략이란 것. 눈에 띄는 건 ‘되받아치라’는 대목. 상대가 협상을 주도하려고 하면 끌려다니지 말고 판을 뒤집어엎으라는 거다. 그렇게 해서 그는 부동산 거부가 됐다, 이번에 북한과의 ‘치킨게임’에서도 장기를 유감없이 써먹은 셈이다. 그는 지금 노림수가 맞아떨어진 걸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흥정할 때 서로 배짱부리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서로 간에 불신이 지나쳤던 게 탈이었다. 북한도 무리했다. 미국이 생각보다 강경하게 나오자 ‘벼랑 끝 외교술’을 또 써먹다 동티가 났다.

    북미의 ‘치킨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문 대통령도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한다고 했지만, 대사를 망칠 위험 요인은 언제라도 튀어나올 수 있다. 이번에 절감했듯 평화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숱한 고비를 넘기고 우여곡절을 거쳐야 할 일이다. ‘평화의 길’로 가는 운전자 노릇을 제대로 해내려면 여기저기 돌출할 돌부리를 잘 피하면서 인내와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김한근(부산취재본부장·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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