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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영남권 프로야구 구단과 보수정당-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5-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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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나라 프로야구(KBO)를 보고 있으면 보수정당이 궤멸 상태인 한국 정치 지형을 보는 것 같다. 30일 현재 KBO리그 10개 팀 순위를 보면 롯데 자이언츠가 승률 0.451로 8위, 삼성 라이온즈가 0.426으로 9위, NC 다이노스가 0.352로 꼴찌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이들 3개 구단은 모두 영남권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팀이다. 롯데는 부산에, 삼성은 대구에, NC는 창원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인과관계야 전혀 없겠지만 최근 들어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영남권 보수층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들이 궤멸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영남권을 연고지로 하는 이들 구단들도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영남권은 우리나라 정치지형상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다. 그런데 13일 앞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사상 유례 없는 지각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광역단체장 선거의 경우 대구와 경북만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고, 경남과 부산, 울산은 한국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뒤지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보수정당이 이처럼 텃밭인 영남권에서조차 지리멸렬하게 된 이유는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과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등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신망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들 눈에 보수는 ‘약간은 부패하지만 능력은 있는 집단’으로 평가됐지만, 국정농단과 탄핵사태를 거치면서 국민들 눈에 보수는 ‘부패하면서도 무능한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5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비교적 쉽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는 조기 대선으로 인해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했지만 집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적폐청산, 대외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을 양 축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는 실패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경제정책 문제를 덮어버리고 있다.

    보수정당은 그러나 대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해놓고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이다. 친박(친박근혜) 청산도 아니고 보수 통합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 위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내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라는 슬로건이 국민들에게 먹힐 리가 만무하다. 그러다보니 대선 당시 댓글공작 냄새가 심하게 나는 ‘드루킹 사건’이 터져도 국민들은 심드렁하게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다.

    각설하고 영남권 프로야구 3개 구단의 성적이 심상치 않아 팬으로서 걱정이다. 삼성은 누가 뭐래도 기아 타이거즈와 함께 국내 최대 명문구단이고, 롯데는 국내 구단 중 열성 팬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이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해 일찍 강팀 반열에 오른 팀이다. 이들 구단의 파이팅을 기원한다.

    이종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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