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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탁월한 경제정책 수용하자- 이종상(전 경남대 부총장)

  • 기사입력 : 2018-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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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정부 형태는 이원정부제이다. 행정부의 권한이 실질적으로 대통령과 수상에게 이원화되어 있다. 작년 총선에서 공화·사회당의 양당체제가 무너지고 유권자들은 제3의 길을 선택했다.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와 민주운동당 연합은 총선 결선투표에서 전체 의석 577석 중 350석을 휩쓸었는데 두 정당은 총선 전에는 의석이 없었다. 여당의 압승으로 마크롱은 정치 혁명의 절정에 도달했다. 여당이 승리하면 대통령제로 운영되고 야당이 승리하면 의원내각제로 이행된다.

    마크롱은 의회 승리로 의회 개혁을 시도하려고 한다. 의원 30%를 감축한다. 인구 3억 이상인 미국은 양원의원 535명인데 인구 6700만 프랑스가 925명은 많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여당의 다수의석을 바탕으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기존 노동법은 일하기 싫어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막으면서 기존 정규직의 배만 불려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개혁의 핵심은 해고를 더 쉽게, 고용도 더 쉽게로 요약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까다로운 해고 요건을 완화했다. 신규 채용 시 부담이 줄어들어 고용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프랑스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구조조정도 쉽게 할 수 있게 했다. 노동 규제를 풀자 외국 기업들이 먼저 움직였다. 아마존은 애초 1000명에서 2000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새로 생긴 일자리가 25만3500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해이다. 그는 지난해 세 개 근로자 조직을 사회경제직위원회라는 한 조직으로 통합토록 했다. 기업들의 태도도 공격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기업들이 참여한 인수 합병 규모는 2091억 유로로 2007년 이후 최대이다. 기업이 인수 합병에 나선 것은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사업 확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내각 인선에도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민간인 전문가와 정치인이 동수를 이룬 내각이 탄생했다. 기존 정치권 출신 11명을 좌 4명, 우 2명, 중도 5명으로 구성했다. 탕평인사를 단행했다. 우파 성향의 총리와 경제부장관을 기용한 것은 기업규제 완화, 노동 유연화, 공무원 감축 등 친시장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마크롱의 중도파 중 실바 굴라크(여) 유럽의회 의원이 국방장관에 임명되는 것 등 능력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고, 나머지 장관 11명은 정치 경험이 없는 전문가로 채워졌다. 마크롱은 새로 구성되는 장관은 정치 성향, 학력보다 실력이 검정된 전문가 위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메달 5개를 딴 펜싱 국가대표 출신인 로파 플레셀(여)을 체육부장관으로, 환경운동가를 환경부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전문가를 우대하여 기용했다. 22명 중 11명은 여성으로 충당했다.

    지금 정국은 어려운 경제 난국의 해법에는 관심이 없고 적폐청산과 드루킹의 댓글 조작사건에 함몰되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도 특검법을 제정하여 조사에 착수하는 등 요란스럽다. 댓글 조작 사건의 중심에는 김경수 전 의원이 있다. 김경수 전 의원이 대통령 선거에 댓글로 간여했다면 선거 자체가 부정선거가 되는데 여기에 대한 명확한 표명으로 자신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이다. 댓글 사건을 묻어 두고 갈 수 없는 것이 다음 지방 선거를 위해서도 명확한 결론이 나와야 한다. 흑백을 가려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문제는 두 개의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고 어려운 경제 문제 해결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 개혁 조치를 교훈 삼아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빨리 변신시켜야 한다. 법인세를 인하하고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세무 사찰을 중지하고 최저임금은 자율에 맡기고, 줄 소환해서 기업의욕을 꺾어서도 안 된다. 기업이 활기차야 청년 일자리도 늘어난다. 모든 정치력을 다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국민도 생업에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정치권이 담당할 중대한 임무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종상 (전 경남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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