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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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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평

“글마다 가슴 찡한 감동… 마음의 소리 솔직하게 담아”

  • 기사입력 : 2018-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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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경남신문사 회의실에서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를 한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아동문학가 최영인, 시인 김륭, 아동문학평론가 박종순, 시인 장진화. /김승권 기자/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편수의 작품이 응모됐다. 학교 단위로 보내는 응모가 줄어든 대신 개별응모가 많아진 것이 눈에 띄었다.

    저학년이 쓴 동시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말들로 꾸며 쓴 글이 많아 안타까웠다. 많은 작품은 아니지만 표현이 서툴러도 마음의 소리를 솔직하게 쓴 작품이 울림이 더 커 그런 작품을 중심으로 뽑았다.

    최우수에 뽑힌 ‘멀미’는 1학년이 쓴 작품이지만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글이었다. 멀미 때문에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새도, 나비도, 농부 아저씨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잘 드러나 있었다. 가작에 뽑힌 ‘소나기’나 ‘파리지옥’도 재미있는 상상력이 돋보였다.

    저학년 산문은 대부분 생활문이나 설명문의 경향이 많았지만 가슴을 찡하게 감동을 주는 작품도 두드러졌다. ‘소중한 친구 건오’, ‘할아버지의 침대’, ‘명준이 집에 간 장난감’은 제목부터 작품에 호기심을 갖게 한다. 세 편 다 문장이 깔끔하고 완성도가 높았지만 그중에 소재의 참신성을 들어 우암초등학교 3학년 정주영 어린이의 ‘소중한 친구 건우’를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했다.

    고학년 동시의 경우 편차가 심해 아쉬웠지만 눈을 번쩍, 뜰 수밖에 없는 작품이 보여 놀라웠다. 최우수작으로 뽑힌 ‘육각형’은 물론 우수작으로 선정된 ‘무릎 별자리’와 ‘껍질은 할인 중’이란 작품이 그랬다. 예컨대 벌이 수학책 위에 앉았다/ 수학책 속에 그려진/ 육각형을 보자 책 속으로 슉 들어갔다/자기 집인 줄 알고 비킬 생각을 안 한다.(‘육각형’ 중 일부)라는 1연의 경우 어른작가로서도 쉽게 쓸 수 없는 문장이다. 가작으로 뽑힌 10편의 작품도 예년에 비해 좋아 보였다. 그러나 몇몇 학교에서 보내온 작품들의 대부분이 상투적인 교훈을 앞세워 안타까웠다.

    고학년 산문을 읽으며 요즘 초등학생들의 관심사와 생활을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실감나게 써내려가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알맹이를 살리지 못하면 글쓴이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명문처럼 쓴 글은 형식을 잘 맞추었으나 글쓴이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해 감동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어른 말법과 문장이 많은 것도 문제였다.

    ‘주말농장은 나의 놀이터’, ‘머리 기르기’, ‘언제쯤 만나게 될까’가 최종으로 오른 것은 경험을 자세하게 잘 살려 썼을 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느낌도 아주 소중하게 잘 드러내서 썼기 때문이다. 엄마의 꼼수에 넘어가서 시작한 주말농장이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는 글쓴이의 마음이 아름답다. 머리를 기르는 모습을 보는 친구들의 고정관념을 재치 있는 말로 깨버리는 아이의 마음도 신선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깬 날의 일이 눈에 보이듯 잘 살려 쓴 글도 재미있게 읽혔으나, ‘주말은 나의 놀이터’가 글의 구성이 좋은 점을 들어 최우수로 뽑았다.

    올해 들어온 작품들은 예년에 비해 평이 좋았다. 특히 일기를 꾸준히 쓰거나 오랫동안 함께 글을 써온 친구들이 자신의 모습을 잘 살린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 모두의 생각이었다. 늘 글을 쓰면서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고, 마음속에 엉킨 마음도 풀면서 건강한 어린이로 자라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아동문학가 최영인, 시인 김륭, 아동문학평론가 박종순, 시인 장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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