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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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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설공단 노조 와해 시도 문건’ 공단·시 양식과 비슷

숫자기호는 내장 기호 아닌 만든 것
일부 내부 업무보고서 기호와 일치
당시 이사장의 부정적 묘사도 담겨

  • 기사입력 : 2018-05-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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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창원시 산하기관인 창원시설공단의 노조 와해 시도 정황이 담긴 문건의 존재가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문건의 일부 서식이 공단 및 창원시의 일부 내부 업무보고 양식과 유사한 점이 발견됐다.(9일 1면 ▲창원시설공단 노조 와해 시도 문건 발견돼 파문)

    본지가 입수한 문건은 표지를 포함해 총 8페이지로 서로 다른 3종류의 양식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위원장 관련사항 보고’에는 2015년 당시 노조위원장을 했던 A씨에 대한 임용 및 승진사항, 그리고 이사장 B씨와의 갈등 등이 담겼다. A씨는 지난 2003년부터 2017년 초 사이 2대와 5대, 6대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기본 현황’에는 A씨의 개인적 성격, 사생활, 친한 인물에 대해 설명돼 있다. 또 이사장 B씨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공단 개척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충만’이라는 긍정적 내용과 함께 ‘일각에서는 과도한 열정과 추진으로 자칫 독선적인 경영방식이란 우려 발생’이라며 부정적 내용도 기술돼 있다.

    이 때문에 현 창원시설공단 노조는 “이사장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를 담고 있다면 이사장 이외 상급기관 인물에 대한 보고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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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본지에 입수된 창원시설공단의 노조위원장 관련사항 보고(2015년 하반기) 문건 내용 중 노조 대응 시나리오가 적혀있다.>



    문건의 ‘노사 상황’에는 ‘무리한 압박 또는 느슨한 조치 등은 극단적인 선택(이사장 퇴진운동, 시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기술됐다. 실제 2015년 하반기 노조 집행부는 창원시에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방안’에는 강공법으로 ‘위원장을 자극해 시위 파업 등을 유발토록 해 개인비리와 함께 엮어 해고조치’라는 내용이 기술됐고, 중단기적 전략 부분은 4단계로 나누어 신생 노조 설립으로 현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방안이 묘사됐다. 특히 3번째 단계는 노노갈등 유발 방안으로 노동조합 자판기 수입금 배분문제, 사무실, 집기 사용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노동조합’ 현황에는 노조 대의원과 상무집행위원의 직책, 나이, 휴대전화 등 개인정보가 담긴 2페이지 분량의 명단이 첨부돼 있다.

    창원시설공단은 이 문건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단은 이 문건이 공단의 공식 문서(서식)가 아닌 점, 서식이 다른 종류가 섞인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본지가 입수한 공단 및 창원시의 다른 내부 업무보고 문서를 보면, 문제의 문건 내용 중 노조 와해 전략이 담긴 페이지와 일부 내부 업무보고의 서식이 유사했다. 특히 문건 내용 중 소제목 앞에 붙은 로마자 숫자 기호는 공단 및 창원시의 일부 내부 업무보고서의 기호와 일치했는데, 이 숫자 기호는 문서작성 프로그램에 내장된 기호가 아니라 사용자가 만들어서 공유하는 기호로 확인됐다.

    시설공단 노조 관계자는 “당시 노조 상황에 대해 내부자가 아니면 이런 내용을 알 수 없고 조작하기도 힘들다”며 “최소한 내부 직원의 협력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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