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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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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설공단 노조 와해 시도 문건 발견돼 파문

2015년 당시 노조위원장에 대한 뒷조사
파업, 노노 갈등 유발 등 내용 담겨
전 노조위원장 수사 의뢰 방침 밝혀

  • 기사입력 : 2018-05-08 16: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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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산하 공공기관인 창원시설공단의 노동조합 와해 시도 정황이 담긴 문건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5년 하반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은 당시 노조위원장에 대한 뒷조사와 노노갈등 유발 등 노조 와해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문건의 작성 지시자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던 A씨가 수사 의뢰를 밝혀 향후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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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창원 스포츠파크 전경. /경남신문 DB/


    8일 본지가 입수한 8페이지 분량의 '노조위원장 관련사항 보고-창원시설공단' 문건은 당시 노조 위원장인 A씨에 대한 사항을 기술하고 있다. 문건에는 A씨에 대한 인사 이력부터 노조 활동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넘어 A씨에 대한 개인적 성격, 친한 인물, 심지어 사생활에 대한 내용이 세세하게 담겼다.

    문건에는 '2015년 8월 현재'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고 당시 공단의 노사관계를 극한 대립 상황으로 규정하며 노조에 대한 강공법과 온건법 등 향후 대응 시나리오도 기술됐다.

    온건법에는 '이사장과 위원장의 정례 면담 실시'라는 내용도 있었으나 강공법에는 '무리한 압박 등으로 위원장을 자극해 시위, 파업 등을 유발, 개인비리와 함께 엮어 해고조치'라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또 중단기적 전략에는 신생노조를 설립해 노노갈등을 유발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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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본지에 입수된 창원시설공단의 노조위원장 관련사항 보고(2015년 하반기) 문건 내용 중 노조 대응 시나리오가 적혀있다.>


    A씨는 문건에 대해 "황당하고 있을수 없는 일이다"며 "사찰이자 노조 와해 시도이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사장이 취임 초기에 독선적인 운영 방식으로 노조와 갈등을 크게 빚은 적이 있다"며 "돌이켜보면 나에 대한 음해 소문이 많았고 문건 일부 내용은 당시 소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B 전 이사장은 문건에 대해 "공기업 노조위원장이 무슨 대단한 자리라고 그런 문건을 만들겠나. 말도 안되는 소리다"라며 "지방공기업은 지자체에 종속돼 있다. 이사장이 노조하고 상생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B 전 이사장 재직 당시 시설공단 인사팀 실무자와 창원시 공기업 담당 관계자 또한 "그런 문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와 창원시설공단 노조는 "최소 내부 협력없이는 이러한 문건을 작성하기 힘들다"고 했다.

    창원시설공단 노조 관계자는 "문건에는 당시 상황을 매우 상세하게 담고 있어 외부에서는 조작할 수 없는 내용이다. 내부의 협력을 받았거나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작성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건 지시자와 작성자가 밝혀지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 노조는 조만간 작성자 규명을 위한 성명서를 낼 계획이다.

    문건 작성 주체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A씨는 수사 의뢰 계획을 밝혀 파장은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A씨는 "당시 (작성 지시자는) 문건 작성으로만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며 "문건에 나온 내용에 비추어 당시 상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 자료를 검토 후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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