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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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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32)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②

‘어떻게 해야 땅부자가 될 수 있지?’

  • 기사입력 : 2018-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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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료가 인터넷 쇼핑몰의 성패를 좌우할 수가 있다. 제품을 포장하는 일도 상당한 인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등려화씨가 판매원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무실도 찾아보고 회사도 커질 거니까 빌딩도 한번 알아봐요.”

    “사장님, 빌딩을 매입하는 건 아니지요?”

    심경일이 웃으면서 물었다. 이제는 직원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 개 층 정도를 임대하는 걸 알아봐요.”

    “알겠습니다.”

    심경일이 물러갔다. 심경일은 중국 역사상 10대 부자로 꼽히는 심만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항상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는 했다.

    심만삼은 절강성 오홍 출신으로 중국은 지금도 절강상인들이 부를 장악하고 있다. 절강상인들의 성공 비결은 심만삼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정도로 그는 상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김진호도 그에 대한 기록을 읽고 감동하여 유적지를 답사한 일도 있었다.

    심만삼은 원나라 말엽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그는 형제들이 많았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늘 굶주렸다.

    ‘언제나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

    심만삼은 어릴 때 배불리 먹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다.

    심만삼이 살고 있는 마을은 심씨들이 많이 살았으나 대부분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마을이 산비탈에 있어서 논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 농토도 척박했다. 그러나 아랫마을은 비옥한 농토를 갖고 있는 지주들이 많았다. 심만삼은 지주가 되어 부유하게 살고 싶었다. 그러나 자주가 되려고 해도 땅도 없고 돈도 없었다. 오히려 먹고살 일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그의 집은 가난했다.

    ‘어떻게 해야 땅부자가 될 수 있지?’

    심만삼의 머릿속에는 온통 땅 생각만 가득했다. 그러나 아랫마을의 비옥한 땅은 비쌌고,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는 버려진 황무지밖에 없었다.

    ‘화전이라도 일궈 볼까?’

    심만삼은 드넓은 황무지를 살폈다. 황무지가 끝도 없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돌멩이와 잡초가 가득한 이 땅을 어떻게 개간해?’

    화전을 일구는 생각을 하자 막막했다. 그러나 가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심만삼은 비장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황무지를 개간하기로 결정했다. 심만삼은 황무지를 헐값으로 사들여 일구기 시작했다. 황무지는 쓸모가 없는 땅이라고 하여 불모지라고도 부른다. 잡초가 무성하고 돌멩이들이 많았다. 심만삼은 불을 놓아 잡초를 태웠다.

    “불모지를 개간한다고 곡식을 심을 수 있나?”

    사람들이 심만삼을 비웃었다.

    ‘처음부터 비옥한 농토는 없었다.’

    심만삼은 매일같이 돌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그의 작업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되었다. 형제들은 그가 황무지를 개간하고 있는데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심씨가의 장남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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