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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가상현실 기술을 통한 제조기반 산업의 혁신- 윤명현(경남테크노파크 정보산업진흥본부장)

  • 기사입력 : 2018-04-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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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모처럼 아내와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SF장르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취향을 잘 아는 아들이 추천해 준 영화가 ‘레디플레이어원’이다. 2045년, 가상세계 오아시스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며,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암울한 현실에서 주인공의 유일한 낙은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는 자신이 가상현실에 숨겨둔 3개의 미션을 성공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주인공의 활약으로 오아시스를 노리는 악당들을 물리치고 오아시스를 지켜낸다. 만약 악당들이 오아시스를 차지하게 됐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다가, 실제 이런 가상세계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섬뜩한 생각이 든다. 놀이공원에서는 청룡열차를 타지 않고도 충분히 더 스릴 넘치는 가상열차를 탈 수 있으며, 실제 로마에 가지 않고도 로마 시내를 거닐며 여행을 경험할 수도 있다.

    얼마전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VR·AR 엑스포 2018에서는 다양한 체험기기들과 각종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들이 전시돼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상현실 기술은 체험기기와 게임뿐 아니라 의료분야의 수술 시뮬레이션, 용접이나 선박 페인팅 같은 위험하고 고난도 작업의 훈련용으로 여러 산업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는 2017년 신기술 하이퍼 사이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순수 몰입경험 기술이 앞으로 5년에서 10년간 디지털 경제 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목할 만한 핵심기술로 4D 프린팅, 증강현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인간증강, 가상현실 등을 언급했다. 우리 정부도 가상현실 분야를 ‘미래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한 바 있다.

    가상현실 기술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교육/훈련, 의료, 국방, 유통/물류 등 타 산업으로의 확산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역의 대표기업 중 하나인 두산중공업은 터빈 유지보수를 위한 비숙련자 교육 및 실제 모의훈련에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조선업 위기 등 제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제조업체들로서는 새로운 가치 창출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가상현실 기술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남테크노파크에서도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제조업 기술 경쟁력 강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기계산업 역량강화를 위해 ‘가상제조 리얼리티 센터’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침체된 지역 제조업의 스마트화, 제품의 서비스화 등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지역 중소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대응능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ICT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선진국들을 따라잡는 데 노력해 왔다. 앞으로 잘 구축된 ICT 기반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존 제조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여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이 사업 기획이 성공해 침체된 지역 제조기업들이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큰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윤명현 (경남테크노파크 정보산업진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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