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춘추칼럼] 디자인 펫과 동물복지- 김민규(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8-04-27 07:00:00
  •   
  • 메인이미지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많은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선택에 있어 매우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려견을 예로 들어 보면, 보호자들의 품종 선택사항은 첫 번째가 외모이고, 두 번째가 성격을 꼽는다. 그중 외모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보호자들은 매스컴이나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명한 연예인의 반려견은 외모가 특이하거나 수려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보고 품종을 선택해 한동안 동일 품종이 입양대상으로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반려견 번식업자들은 인기견의 생산에 집중하고 또한 경매시장에 내어 놓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도 단시일 내에 사라지게 되고 또 다른 품종이 인기 견종으로 부상하게 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과 반려동물 간 교류의 관점에서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결과의 형태로 동물애호에 대한 보호자들의 심리적 특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반려동물 대중화가 심화될수록 동물 보호 및 애호사상에 대한 편입된 사실에 대한 사회적 권고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최근 시베리안 허스키와 포메라니언의 교잡종인 일명 ‘폼스키’가 유행한 적이 있다. 허스키의 외모와 포메라니언의 작은 체구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앙증맞은 허스키’라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얼마 전 일본의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푸들과 라브라도 리트리버의 교잡종인 ‘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왔었다. 이는 10여 년 전 호주에서 맹인안내견의 털 빠짐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번식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품종이었다. 하지만 미국 아이돌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과 전 부통령 존 바이든이 기르던 개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들은 대체로 성격이 온화하고 털이 잘 안 빠진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태어나는 품종을 요즘 일명 ‘디자인 펫(Design pet)’이라 부른다.

    개의 품종 형성 과정은 기후와 주변인의 기질에 따라 변화해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존재하지만 한 품종이 완성될 때까지는 약 100~200년 정도가 소요돼 왔다. 이러한 과정 중에 사람들에게 선택된 개체만이 번식에 사용돼 왔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도태돼 지금의 품종을 완성했다.

    하지만 디자인 펫은 이와 조금 다른 성격을 띤 육종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욕구에 의해 나만의 개를 추구하는 이기심에 의해 작위되고 있는 하이브리드(교잡) 품종이다. 두들은 푸들 75%와 리트리버 25%의 유전자가 발현될 때 가장 인기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하이브리드 품종은 인기가 없어 도태되고 만다. 그 후세대는 근친으로 인한 질병과 성격에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품종들이 인기를 끌면 강아지 공장업자들은 이익에만 혈안이 돼 인기품종을 생산하려 한다. 미국의 경우도 이러한 현상은 존재해 법규가 미비된 아칸소 주에서는 이런 업자들이 우글거리기도 한다.

    이렇듯 반려동물의 선택이 자칫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 22일부터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시행돼, 동물의 학대를 금지하는 동물복지(Animal welfare)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에 의한 규제나 처벌규정에 의하기보다는 헌법 제35조에 명시한 것처럼, 동물보호는 포괄적인 환경보호로 환경에 동물을 포함시킬 수 있는 국민적 합의와 정서를 함양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은 감각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는 반려견 보호자들의 특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김민규(충남대학교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