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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현명한 금융소비자, I’m FINE- 박상욱(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 기사입력 : 2018-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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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입사동기인 A와 B는 노후에 대비하고자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연금상품에 가입했다. A는 자신의 수입, 자금 용도 등에 적합한 상품을 찾기 위해 인터넷 등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금융회사 상담을 통해 가입했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원하는 수익률을 올리며 만족하고 있다. 반면 B는 저금리 시대에 금융상품을 고른다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해 금융회사 직원의 말만 듣고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가입했다. 한참 후 B는 손실을 확인하고 상품설명서를 보니 생각한 것과는 다른 상품임을 알았다. 이에 B는 주요 내용을 설명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약취소를 요구했으나, 본인이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는 서명을 하는 등 계약상 하자가 없어 구제받지 못했다.

    위 사례는 소비자가 금융을 대하는 태도나 이해도에 따라 금융거래의 결과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상품 심사 등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나, 감독행위만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소비자 스스로가 금융거래의 주체로서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고 금융에 대해 관심을 갖는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될 필요가 있다.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된다는 것은 개인의 상황에 맞춰 절제와 우선순위 선택 등을 통해 건전한 소비를 하는 합리적인 금융습관을 갖는 것과 금융시스템과 상품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금융역량을 함양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합리적인 금융습관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 만큼 어릴 때부터 가정, 학교 등에서 용돈관리 등의 교육을 통해 건전한 소비자로서의 소양을 체질화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은 사회 진출 전 자기책임하의 신용관리 중요성을 꼭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금융역량 함양은 소비자가 복잡해지는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력 및 선택능력 제고를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금융회사보다 상품의 정보, 협상력에서 열등한 지위에 있어 정보비대칭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금융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의 금융역량을 높이기 위해 청소년·노인 등 모든 계층에 금융기관과 협력해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대상을 확대하고 내용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양질의 금융정보 제공을 위해 금융소비자 정보포털인 파인(FINE:fine.fss.or.kr)을 2016년 9월 개설해 실용 금융정보 등을 한 곳에서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 이용자가 연간 3백만 명이 넘는 등 공신력 있는 정보채널로 정착하고 있다.

    우리는 작은 가전제품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품질,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는 데 반해 정작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맡기는 금융거래를 할 때에는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대충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는 과거 수백 년에 걸쳐 축적되는 정보의 양과 요즘 며칠 만에 쌓이는 정보의 양이 비슷해지는 고도의 정보화 사회로 소비자가 모든 금융정보를 알 수는 없다. 금융정보제공 사이트 이용 등 지혜로운 금융생활을 하지 않으면 정보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당장 FINE 같은 사이트를 활용하는 등 현명한 금융소비자 생활에 첫 클릭을 하게 되면 확연히 달라진 소비자가 될 것이다.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된다는 것은 고령화·정보화 시대에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며, 이는 마우스에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가까운 곳에 있다.

    박상욱 (금융감독원 경남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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