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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미세먼지와 군항제, 공기도 사서 마셔야 하나- 박진호(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기사입력 : 2018-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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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진해군항제가 한창이다. 도로가 막혀 접근하기가 어렵지만 일단 진해에 도착하면 화려한 벚꽃을 즐길 수 있다. 경남도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향춘객들이 이 기간을 손꼽아 기다려 온 때이다.

    그러나 이러한 봄 축제에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으니, 바로 미세먼지이다. 군항제는 즐기고 싶지만 미세먼지가 걱정이 되어 자녀들과 마음껏 벚꽃 축제를 즐길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나마 요 며칠은 예보 수준이 ‘보통’ 정도로 좋아서 그나마 봄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나빠질 수 있어, 군항제 기간에 미세먼지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도 든다.

    미세먼지가 심하다 보니 요즘은 공기도 사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산 수입도 나와 있다고 하고 경남의 어느 시군에서도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서 시판하고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것이 이해가 안 됐지만 요즘은 일상화된 것처럼, 앞으로는 공기 캔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럼 경남지역의 미세먼지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몇 년 자료를 보면 경남지역의 미세먼지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2017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연평균 기준으로 23㎍/㎥ 정도로 매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연평균 농도는 일평균보다 낮게 나타난다).

    그러나 선진국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해서, 최근 환경부가 초미세먼지의 일평균 환경기준을 50㎍/㎥ 이하에서 35㎍/㎥ 이하로 바꾸었다. 즉 기준을 더 엄격하게 한 것이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적절한 조치라고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는 ‘나쁨’예보가 자주 나타나게 되므로 우리가 일상에서 미세먼지에 무감각해지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미세먼지에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조금 큰 것으로, 봄철 황사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우리가 노력해서 줄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람의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이 큰 초미세먼지는 사람들이 배출하는 공장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발전소 오염물질들이 중요한 구성요소이므로 우리들이 노력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공공기관에서는 경남의 전 시군에 미세먼지 자동 발령시스템을 도입하여 신속한 정보전달이 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휴일, 야간 등 취약시간대에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미세먼지 총량을 줄일 수 있는 총량관리 제도를 경남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에 확대하여 적용할 필요성도 있다.

    노후차량에 대해서는 운행을 제한하고 배출기준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서 중국과 공동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

    경남도민이 직접 참여하여 생활 주변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환경단체들과 도민이 협력하여 승용차 요일제 참여, 자동차 공회전 안 하기, 친환경 운전습관을 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화력발전소도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야 한다.

    따뜻한 봄날이 찾아왔다. 그동안 실내에서만 생활하던 습관을 버리고 야외로 나가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시기가 온 것이다.

    아이들과도 생태공원을 찾아 봄나들이를 마음껏 즐길 시간이 왔다. 그러나 각자의 손에 비싼 외제 공기 캔을 들고 다니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맑고 좋은 공기를 공공재로서 누구나 값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박진호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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