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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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함안 출신 사회복지 전문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복지 - 성장 - 고용 ‘선순환 사회복지구조’ 만들 것”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설계·개편 관여
문 대통령 싱크탱크 ‘심천회’ 멤버로

  • 기사입력 : 2018-03-2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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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정부’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의 제1기 내각에는 경남 출신으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명이 포진해 있다.

    사회복지 전문가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7월 21일 취임 이후 포용적 복지국가의 역할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문재인 정부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시행 중에 있다.

    박 장관으로부터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입성한 계기와 고향 경남에 대한 추억, 문 정부의 사회보장정책, 저출산문제 해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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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회보장정책, 저출산문제 해법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보건복지부/


    -장관께서는 함안 출신으로 함안과 마산에서 초·중학교를 다니셨는데, 그 시절 기억나는 추억 또는 에피소드는.

    ▲초등학교는 총 3군데를 다녔습니다. 함안 가야초등학교, 진영대창초등학교를 1년씩 다녔고, 나머지 4년은 마산 상남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마산중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마산에서 고향집인 함안까지 다녔던 시골길입니다. 마산에서 함안까지 19km 정도 길을 보통 기차를 타고 다녔는데, 가끔 날이 좋을 때는 친구들과 함께 걸어 다녔습니다. 그 길을 고향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면서 서로의 꿈도 이야기하고, 장난도 치고, 풍경을 바라보았던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또 하나 잊지 못할 기억은 멸치잡이 어선에 탔던 일입니다. 일요일에 고향 함안에 안 가고 마산부두에 나갔다가 출항하는 어선에 갑작스럽게 탄 적이 있습니다. 그 배에서 수산대 학생을 만났는데, 알고 보니 그 대학생이 선주의 아들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멸치를 잡아서 갈무리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어망에 들어온 멸치를 대바구니로 퍼낸 뒤에, 근처에 있던 갈무리 선으로 옮겨 솥에 바로 쪄서 말리는 과정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날 멸치잡이 배에서 삶자마자 바로 꺼내 먹었던 멸치의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은 지금도 생각납니다. 한바탕 멸치잡이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거제도의 선주 집을 방문했는데, 마산에서 손님이 왔다고 식사 대접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경험을 비롯해 도시에서 배우기 힘든 삶의 지혜들을 마산에서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공동 저자이신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은.

    ▲아버지(고 박영조)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중 3때 담임 선생님이셨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초등학생이었고, 그분에 대해서 사실 잘 몰랐습니다. 한참 뒤에 그분께서 국회의원이 되어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을 통해 아버지를 찾으셨습니다. 그때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라 제가 그분의 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하여 상황을 설명드렸지만, 따로 만남은 없었습니다.

    그분께서 대통령이 된 후 제가 대통령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위원을 하고 있었는데, 사저로 저를 초대하셨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셔서 아버지와의 인연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을 가진 분으로, 만나본 분들 모두 호감을 안 가질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문재인 정부 첫 보건복지부장관이신데, 문 대통령과 인연은.

    ▲‘심천회(心天會·문대통령 자문그룹)’ 초기 멤버로서 문 대통령과 같이 새로운 시대의 정책을 논의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문 대통령께서는 세심하고 정확하십니다. 늘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고 가식이 없고,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의지를 관철시키며, 원칙이 어긋나는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시는 분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당시 연구 내용은.

    ▲캘리포니아에서 5년짜리 사회실험 복지개혁(웰페어 리폼)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공공부조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장하면서 근로 동기 약화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관한 연구였습니다. 제도 설계부터 마지막 결과 도출과 분석과정까지 5년간 참여했고, 이를 바탕으로 박사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이 연구는 1997년에 귀국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설계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7년에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근로 능력이 없는 이들만 지원하던 기존의 생활보호제도와 달리, 근로능력이 있어도 생활이 어려우면 일하는 것을 전제로 최저 생활수준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근로조건을 부과하고 대상자의 소득을 산정할 때에도 근로소득의 일부만을 차감 반영해 근로유인을 고취시키고자 하였는데, 재정여건 등의 이유로 모든 근로소득이 아니라 장애인, 학생 등 취약계층의 경우에만 근로소득의 일부를 차감 반영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30여 년간 사회복지 분야에 천착해 온 학자이신데, 장관께서 생각하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은.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을 이뤄내고 현재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삶의 질과 관련된 각종 사회지표들은 경제발전에 상응하는 정도로 향상되지 못했습니다.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4차 산업혁명 등 우리나라가 처한 다양한 위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용적 복지국가’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선성장·후복지 패러다임을 넘어, 건전한 시장체제와 사각지대 없는 튼튼한 사회안전망의 조화를 이루어 복지-성장-고용이 선순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향성 하에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보장정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등 장애인·노인·아동을 포함한 전 국민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 올해부터는 사회적 약자들이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 보건복지 서비스 체계(community care)’를 만드는 일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담 사무기구를 만들 만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주무부처로서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2017년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모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이 매우 엄중합니다. 저출산의 원인으로 주 출산 연령대(25~39세) 여성의 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 결혼이나 자녀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고용·주거 등 사회 경제적 여건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꿈꿀 수 있도록, 고용·주거·교육·문화·인식과 가치관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상반기 중 발표를 목표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생애주기별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대책에는 기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넘어 일자리, 주거, 교육·돌봄, 일·생활 균형 등 저출산과 관련한 정책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 과제들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해외 입양인 선수(박윤정)를 입양인 뿌리찾기 홍보대사로 위촉했는데. 입양인 뿌리찾기 내용은.

    ▲‘입양인 뿌리찾기’는 친부모를 찾고 싶은 입양인이 중앙입양원이나 입양기관에 입양정보공개를 청구하면, 친부모 동의를 얻어 정보를 공개하고 친부모 상봉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뿌리찾기 지원을 위해 입양정보 DB 구축(총 23만건)을 2018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폐업기관의 입양기록 발굴·전산화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양인이 입양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중앙입양원이나 입양기관이 친부모 소재지를 파악하고 친부모 동의 여부를 확인하여 상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입양인의 정보공개청구권 보장(2012년) 이후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나, 입양인들 중에는 제도를 잘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번에 홍보대사로 위촉된 박윤정 선수와 적극 협력해 보다 많은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이종구 기자 jglee@knnews.co.kr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956년 함안 출신으로 함안과 마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뒤 마산중, 부산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마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7년 귀국 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의 설계와 개편에 관여했다. 2004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사회복지대학원장, 행정·사회복지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3년 문재인 대통령 핵심 싱크탱크로 출범한 ‘심천회’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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