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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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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또 법정관리 가나

노조원 75% 감축 등 ‘고강도 자구계획’ 노사확약 사실상 불가능
직원 1330명 중 520명 줄여야
이번주부터 희망퇴직 접수받을 듯

  • 기사입력 : 2018-03-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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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해양에 대한 법정관리 최후 통첩시한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노사확약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계획안을 이행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사측이 법정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이 생산직 근로자 감축(정리 시 노조원 비중 75%)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의 수용이 힘들어 오는 4월 9일까지 자구계획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 제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성동조선과 달리 잇따른 수주 등으로 회생가능성이 높았던 STX조선도 다시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메인이미지
    경남신문DB.


    ◆법정관리 배제 못해= STX조선은 채권단과 정부의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 40% 이상 절감 요구에 따라 이번 주부터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희망퇴직은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삼정KPMG회계법인이 실시한 컨설팅 결과에는 생산간접인력에 대한 인건비 절감에서 인력을 재편해야 한다는 정리 의견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사측은 이 같은 인력감축을 포함해 자산 매각 등을 토대로 인건비의 40% 이상을 줄이는 자구계획안을 수립 중이지만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력감축의 경우 현재 STX조선의 직원수는 1330명으로, 요구대로라면 전체 생산직 직원 690여명 중 75%인 약 520명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이들은 모두 노조원들이어서 노동조합에서 수용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도 수주를 하게 되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인력을 확보하려고 있다. 하지만 인력감축 대상인 생산직 근로자가 모두 노조원이어서 노조의 동의를 얻기 어려워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TX조선 측은 보유 중인 창원 행암공장, 창원 R&D센터, 진해국가산단, 사원아파트 등의 비업무용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2500억원의 비용을 마련하고 아웃소싱 등을 추진하는 한편 추가적인 인건비 삭감, 무급휴직 등으로 최대한 일자리를 유지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RG발급 연기로 수주 취소 위기= 채권단이 인건비 절감에 동의한다는 노사확약서를 받기 전까지 선수금 환급보증(RG)을 해주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STX조선이 이미 수주해놨던 물량이 취소될 수도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조선이 현재 RG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수주 물량은 총 6척이다. 모두 옵션분으로 그리스 오션골드가 4척, 판테온탱커스가 2척이다. RG 발급 기간은 오션골드 2척이 이달 말까지, 판테온탱커스 2척은 다음달 초까지다. 오션골드의 경우 이미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RG 발급 기한을 연장해줘 추가 연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은 지난해 7월 오션골드와 5만t급 중형 석유화학운반선(PC선) 2척을 수주하면서 최대 4척의 추가 옵션 계약도 했다. 판테온탱커스와도 지난해 9월 같은 크기의 PC선 4척을 수주하면서 2척의 옵션분을 뒀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인도하지 못했을 때 발주처에서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서다. 채권은행이 기한 내 RG를 발급해주지 않으면 수주는 무산된다. 보통 선주와 조선소는 계약일로부터 2개월을 RG 발급 기한으로 잡는다.

    ◆정부의 중형조선소 처리 문제= 정부는 금융논리 외에 산업 측면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형조선소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컨설팅을 거쳐 회생방안을 내놓겠다고 한 후 STX조선을 조선업종 구조조정대상에 포함시킨 후 최근 조건부 회생판정을 내렸다.

    이 같은 조치로 STX조선은 내달 9일까지 6개월 이상 영업활동을 하지 못했다. 선주사에서 발주 문의가 많았지만 수주를 하지 못하면서 청산가치만 높아졌고 구조조정 강도만 높아지는 악순환에 직면하게 됐다.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STX조선은 성동조선과 달리 지난해 법정관리를 통해 대규모 부실 정리와 조직의 슬림화, 자산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영업 활동 등을 통해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상태였다”면서 “정부에서 중형조선소 회생방안 등 각종 대책 등을 이유로 정상적인 영업을 못하게 하면서 부실을 키웠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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