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6월 21일 (목)
전체메뉴

‘여학생 미투’ 진상 제대로 밝혀 엄벌하라

  • 기사입력 : 2018-03-14 07:00:00
  •   

  • 지난 10일 세계 여성의 날 행사장에서 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이 학생들에 의해 폭로돼 충격적이다. ‘미투 운동’이 사회 각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설마 했던 우려가 도내 중·고등학교 현장에서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도교육청이 곧바로 진상조사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다. 교사가 교육이라는 목적을 위해 부여받은 권위를 악용해 성추행·성희롱을 했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반교육적 행위다. 철저히 조사하라. 필요하면 사법당국의 힘도 빌려야 한다. 도내 여성단체와 더불어 폭로 학생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날 창원시청 광장에서 학생들이 밝힌 폭로 내용은 입에 담기조차 개탄스럽다. 김해 모 여고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교사가 “난 OO수술을 했으니 너희와 성관계를 가져도 괜찮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도저히 교사라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런 사실을 교감에게 알렸더니 다른 교사들이 찾아와 “부모에게 알리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고 한다. 묵인과 은폐로 교육현장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창원 모 고등학교 학생은 한 교사로부터 “너희들은 성인이 되어 아이들을 많이 생산해야 하니 건강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들 학생들이 ‘학교라는 공간이 내가 나로 살지 못하는 공간’이라거나 ‘중학교 3년 내내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성희롱 발언을 들었던 것 같다’고 해 억장이 무너진다.


    도교육청은 교사들의 성추문이 있을 때마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왔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번 폭로는 이런 장담이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도교육청은 일부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이번만큼은 철저히 조사해 해당 교사들이 교단에 설 수 없도록 싹을 자른다는 각오가 요구된다. 폭로 학생들에 대한 2차 가해자도 엄벌에 처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 현장이 우리 사회의 그릇된 성문화와 성적 갑질주의를 닮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사들의 인식과 교육 현장의 분위기를 바꿀 쇄신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