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사설] 연극계 ‘미투’ 타격… 자정 조치 필요하다

  • 기사입력 : 2018-02-26 07:00:00
  •   

  • 최근 폭로된 몇몇 연극인들의 성추문으로 인해 경남연극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연극계 거장으로 알려진 밀양연극촌 이사장 이윤택 연출가가 물의를 빚은데 이어 타 극단에서도 추가 폭로가 이어지면서 충격과 의혹이 불어나는 형국이다. 지난해 연극계가 블랙리스트로 홍역을 치렀다면 이번에는 내부에서 환부가 곪아 터진 것이다. 서지현 검사로 불거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계속 확산되고 있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문제는 연극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되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다. 도내 연극계가 초토화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당장의 타격은 극단과 학교와의 결연이 취소되고 있다. 매년 학교의 협조를 받아 학생들의 연기 지도를 해왔지만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최근 모 극단의 경우 새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지역 학교 2곳 모두 취소 요청을 해왔다고 한다. 도내 16개 극단과 배우들이 대부분 지역 초, 중, 고교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려스런 상황이다. 경남연극협회가 매년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도 위기에 처했다. 기업이나 메인스폰서들이 예산지원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올 4월 개최 예정인 경남연극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체 관람은 물론 마음이 떠나고 있는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작업이 시급하다.

    성폭력·성희롱은 우리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한국연극협회가 예술을 핑계로 배우가 되려는 청소년들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짓밟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스스로 고백했다. 여성가족부가 미투운동을 계기로 내달 중 문화예술계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민간참여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잘하는 일이다. 또 도내 여성단체들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위드유(With You, 당신과 함께) 운동을 시작키로 한 것도 보기에 좋다.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도내 연극계의 뼈를 깎는 자성과 대대적인 개혁이 요구된다. 환부는 과감히 도려내야 새 살이 돋는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