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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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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에 학사모 쓴 전직 공무원의 ‘인생 2모작’

야생화갤러리 운영 창원 옥영운씨
경상대 농업식물과학과 졸업
이젠 전문가로 야생화전시회 준비

  • 기사입력 : 2018-02-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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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2모작을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지난 23일 열린 경상대학교 2017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72세 나이에 학사모를 쓴 전직 공무원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창원시 의창구 동읍에서 야생화갤러리를 운영하는 옥영운씨. 옥씨는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식물과학과(원예학전공)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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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씨는 마산시 진북, 진동면장, 재난예방과장 등을 거쳐 지난 2007년 2월 서기관으로 정년퇴임했다.

    퇴임 후 옥씨는 귀농을 결심했다. 현재 살고 있는 마을에 토종 야생화를 기르며 체험학습장 등을 운영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짧게 귀동냥으로 얻은 지식과 막연한 의지만으로는 제대로 해낼 수 없겠다 싶어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경상대학교 원예학과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했다.

    “2014학번입니다. 예순여덟 나이에 손자뻘 되는 친구들과 학교에 다녔어요. 저의 인생 2모작을 개척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어떤 날은 학교 수업 마치고 공부하다가 집에 오면 밤 11시가 넘기도 했어요.”

    옥씨는 공부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야생화갤러리도 제대로 운영하고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장도 운영하는 설렘에 피곤한 줄 몰랐다. “시험기간에는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4년 동안 공부하는 재미, 수업 듣고 책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4년 동안 전공과목은 모두 A+를 받았습니다. 교양과목은 B를 받기도 했지만 전공은 너무 쉽고 재미 있었어요.”

    옥씨는 “공무원 생활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자연처럼 열정으로 일하자’가 제 좌우명이다. 그 말대로 ‘하면 된다, 잘할 수 있다,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경남도와 창원시 지원으로 야생화 전시회도 매년 열고 있다. 경험과 상식에 기초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전문가적 지식과 이론의 도움을 받으니 더욱 효과적·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학에서 배운 이론과 지식이 저의 인생 2모작에 가장 큰 거름이자 비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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