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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현 정부의 노동정책- 이명용 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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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와 노동시장 유연성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고용시장이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노동시장이 경직화되면 기업들은 고용을 꺼리게 된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심한 환경에서는 호황 때 고용을 늘렸다가는 불황 때도 인력을 줄일 수 없어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고용 확대 자체가 리스크라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들도 고용유연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진보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퇴직금상한제, 근로자 소송 가능 시간 단축, 노조 협상시 산별노조 기준에서 개별기업 단위로의 변경 등 강력한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도 이미 1980년대 대처 정부 당시에, 독일은 2003년 슈뢰더 정부의 하르츠 개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이끌어냈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세계적 추세와 정반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비롯,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 폐기, 낡은 파견법 적용을 통한 직접고용 강제 등 친노동정책으로 노동시장을 더욱 경직화시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 (WEF)이 올해 137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한국의 노사 간 협력은 130위, 정리해고 비용은 112위, 임금 결정의 유연성은 62위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경쟁력 순위는 26위지만, 노동 분야만 놓고 보면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이를 위한 노동시장 방향은 거꾸로 가고 있다. 기업의 역할을 외면하고 친노동 정책과 최저임금인상 등 기업에게 많은 부담을 떠안기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고용창출에 나서지 않고 결국 공공일자리에만 의존하면서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안기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명용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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