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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75) 제22화 거상의 나라 35

“우리가 만난 지 몇 달 되었지요?”

  • 기사입력 : 2018-0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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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회사는 당분간 매출은 없고 자금만 투입될 것이다. 일단 K랜드 1호점부터 오픈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했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15억의 인구가 있다. 그러나….’

    중국은 눈이 부시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그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치러야 했다.

    김진호가 커피를 마시면서 컴퓨터로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있는데 북경에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하여 서울로 돌아와 있는 정태섭에게서 전화가 왔다. 정태섭과 어울려 중국 계림을 여행한 일이 있었다.

    “정 사장님이 왠일입니까?”

    김진호는 반갑게 물었다. 정태섭은 김진호보다 다섯 살이 위였다.

    “김 기자가 신문사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실이오?”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럼 아주 서울로 들어온 거요?”

    “아닙니다.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언제 술 한잔 해야지요. 내일 할까요?”

    정태섭이 호탕한 목소리로 웃었다. 정태섭은 술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호걸형 인물이다. 소위 무골호인이라 사람은 좋지만 치밀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

    “내일은 중국에 들어갑니다.”

    “그럼 오늘 해야겠네. 오늘 시간 됩니까?”

    “예. 시간이야 없어도 만들어야지요.”

    “핫핫! 그래 어디에 있어요? 여기 응암동인데 올래요?”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면 됩니까?”

    “응암동 대림시장 감자탕 골목으로 오면 돼요.”

    “알겠습니다.”

    김진호는 저녁을 혼자 먹어야 하는데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응암동으로 갔다.

    날씨는 조금 쌀쌀했다. 택시에서 내리자 감자탕 골목에서 정태섭이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지 몇 달 되었지요?”

    정태섭이 반가워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김진호는 두 손으로 정태섭의 손을 잡았다.

    “그렇지요. 3~4개월 된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감자탕 골목이 바글바글했는데 이젠 이 골목도 시들었어요.”

    응암동 감자탕 골목은 개발의 여지가 많은 곳이었다. 특히 재래시장은 대대적으로 개발이 되어야 할 것 같았다.

    “옛날식만 고집하니까 그렇습니다. 사람들 입맛은 자꾸 바뀌고 있습니다.”

    “맞아요. 그래도 원조는 먹을 만해요.”

    정태섭이 김진호를 데리고 감자탕집으로 들어갔다. 원조감자탕집이라 그런지 제법 손님들이 많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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