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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1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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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을 활용한 재활치료

다양한 기능 치료로 일상생활 ‘한걸음 더’
가상현실 기술과 연동해 치료 환경 제공
환자의 마비된 팔다리 힘·각도 측정

  • 기사입력 : 2018-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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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장애가 발생한 환자는 신체적 기능이 떨어지고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돼 있으므로, 환자에게 남아 있는 신체적 능력을 최대한 회복시키는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점점 노령인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 파킨슨 같은 질병을 앓는 환자가 늘고 있어 재활치료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의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장애를 가진 인구도 증가하게 되면서 로봇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또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재활 로봇은 크게 환자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보조 로봇과 재활치료를 위한 치료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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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희연병원/

    보조 로봇은 대표적으로 외골격 로봇(입는 로봇)을 들 수 있겠다. 하반신 마비가 있거나 다리 근력이 약해 보행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아이언 맨 슈트처럼 로봇을 착용해 걸을 수 있게 하는 로봇이 현재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으며 손이나 팔이 절단된 환자에서 그 기능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인공 팔, 다리 로봇들도 개발 중에 있다. 이런 로봇 외에도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보행이 어려운 분을 태우고 자동으로 주행하고 안내하는 이동보조로봇도 있다.

    최근 자동차의 자율주행부문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서 이런 기술이 완성단계에 이르게 되면 사지마비 환자라 하더라도 스스로 자동차를 타고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치료로봇은 초창기에는 단순히 설정된 반복적인 기계적인 움직임만 있었다면 지금은 가상현실 기술과 연동해 보다 실감나게 시뮬레이션 하며 치료환경을 제공하는 로봇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 치료용 로봇들은 다양한 센서를 부착하고 있어 환자가 마비된 팔이나 다리에 힘을 주거나 움직일 때 힘과 각도, 속도 등을 정확하게 측정해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가상현실 게임을 진행하며 재활치료를 할 수 있게 해주고, 환자가 움직이려고 힘을 주는 것을 인식해서 로봇이 부족한 힘을 도와주며 운동을 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재활로봇들의 개발로 인해 환자 상태에 맞게 단계적인 재활로봇들의 적용이 가능해졌고, 뇌졸중 발병 초기 집중재활 시작 시에도 보다 일찍 보행훈련이 가능해졌다. 재활치료 시작 시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하게 되는데 상태가 안정되면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 뇌졸중 환자에서 초기의 집중재활은 재활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재활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시작할수록 여러 합병증의 위험도 낮아지고 기능 회복, 장애 예방, 삶의 질 향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초기 급성기 시기 아직 중환자실에 있거나 중환자실에 막 나온 환자의 경우 보행훈련을 하기 전에 먼저 기립훈련을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로봇재활의 선두주자인 스위스의 HOCOMA사에서 에리고 프로(Erigo Pro)라는 로봇을 출시해서 보다 일찍 보행훈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로봇은 침대 형태의 전동식 기립기에 다리의 보행훈련로봇과 마비된 근육을 자극하는 전기자극기기가 결합된 보행훈련 로봇이다. 이 로봇은 아직 기립훈련이 되지 않은 환자라 하더라도 기립경사도를 조정해 기립훈련과 동시에 보행 훈련을 할 수 있으며 다리의 움직임 패턴에 맞추어서 다리근육에 전기 자극을 줘서 근육수축을 유도하는 기능이 결합돼 있다. 따라서 급성기 시기에 아직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라 하더라도 이 로봇에서 누운 상태에서도 근육수축 자극과 동시에 보행패턴 훈련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른 재활치료를 시작할 수 있어 뇌신경의 기능회복을 촉진시키고 가정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 단계로 기립이 가능하게 되고 본격적인 보행훈련을 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고 알려져 있는 로봇이 로코맷(Lokomat)이라 불리는 트레드밀 보행로봇이다. 이 로봇은 헬스장에 있는 트레드밀 즉 러닝 머신처럼 생긴 장치에 마비가 있는 환자가 넘어지지 않고 설 수 있게 매달 수 있는 체중지지 부분과 다리의 보행 운동을 담당하는 다리 외골격 장치가 결합된 로봇이다. 이 로봇을 이용하면 헬스장 러닝 머신에서 운동하는 것처럼 실제 보행 패턴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각종 센서가 달려 있어 여러 가지 값들을 측정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호전되고 있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보행속도, 관절각도, 보폭, 로봇이 힘을 보조해 주는 정도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조절할 수 있어서 개별 환자에 맞게 적합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자율 보행훈련이 가능한 로봇도 출시되어 있다. 안다고(Andago)라는 재활로봇으로서 트레드밀 보행로봇처럼 고정된 장소에서 반복적인 보행패턴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평지에서 환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환자를 따라오면서 환자가 넘어지지 않게 체중 보조를 해주는 로봇인데, 장애물을 밟고 넘어가는 동안에도 상황에 맞게 체중 지지 높이 및 정도를 변화시켜 줘서 안전한 보행 훈련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트레드밀 훈련 후 독립보행으로 넘어가기 전 중간 단계에서 환자가 보다 실제에 가까운 보행 훈련을 다양하고 효과적으로 경험하게 해줘 보행훈련의 효과를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떠한 연습, 예를 들어 바이올린 연습을 한다면 처음에는 기본 소리를 깨끗하게 내는 것도 쉽지 않고 정확한 음을 짚어 소리를 내는 것도 아주 어렵다. 하지만 같은 동작을 수없이 수정하며 반복 연습하다 보면 점점 동작의 정확성, 재현성이 높아지며 일정 수준 이상의 연주가 가능하게 된다. 즉 정확한 동작과 많은 반복 연습이 중요한데, 혼자서 균형 잡고 서있기도 힘든 중증의 근력 약화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사가 1:1로 보행훈련을 한다면 환자가 넘어지지 않게 자세를 잡아주고 보행하는 다리의 각 관절의 각도와 힘을 조절해주며 보행 훈련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1:1 치료의 경우 15분간 보행훈련을 했을 때 30걸음 정도 가능하지만 로봇치료의 경우 같은 시간 동안 720걸음가량을 연습할 수 있다. 또한 굉장히 정확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할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치료시간 동안 치료사는 온전히 환자의 보행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인 보행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이승재 교육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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