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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난 걱정이 태산인데, 넌 숫자만 세냐

  • 기사입력 : 2018-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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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진(다니엘피부성형외과 원장)


    예전엔 ‘웰빙’이란 단어가 자주 들리더니 요즘엔 ‘욜로’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하루 세끼 걱정하던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단어들이다. 과거에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의식주 해결이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인생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대인 것 같다. 그래서 어린 학생부터 70대의 어르신까지 피부나 성형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진료실을 열고 들어오신 중년 여성이 생각난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눈 주위에 난 한관종을 치료하기 위해 내원했다. 한관종은 땀이 밖으로 배출되는 한관(汗管)이 피부 밖으로 웃자라나 튀어 올라오는 병이다.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대부분 한관종 환자들은 미용상 눈가에 오돌토돌하게 난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그 중년 여성은 한관종 치료를 위해 다른 병원에서 몇차례 시술을 받았었다. 그런데 우리 병원에 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본인은 보기 싫은 한관종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상담하는 실장은 한관종 개수만 세고 돈 받을 궁리만 하더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술을 받는 내내 시술하는 원장님이 ‘이거는 리터치(재시술)가 안 됩니다. 재시술하시려면 또 돈을 내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더라는 것이다.

    사실 한관종은 치료가 어렵고, 여러 번 재시술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술하는 원장님은 결과에 대한 항의를 걱정해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그렇게 금전적일 수만 있을까.

    필자는 치료를 함에 있어서 환자 입장에서 자주 생각한다. 환자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시술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의 기대감이 있다. 따라서 필자는 어느 정도의 환자 기대감, 의사로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치료 수준 등을 고민한다. 만약 시술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을 때는 조금 더 무료시술을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치료효과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아마도 많은 양심적인 의사들은 그렇게 하리라고 본다. 유명한 병원, 인터넷이나 광고에 많이 보이는 병원도 좋지만 가족 같은 친절한 의사도 주위에 많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김광진 (다니엘피부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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