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사설] 미 세탁기 세이프가드, 대응조치 시급하다

  • 기사입력 : 2018-01-24 07:00:00
  •   

  • 미국이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입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결국 발동했다. 당초 내달 초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봤으나 발표 시점이 빠른 데다 관세 부과 수위도 예상보다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세탁기가 세이프가드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마저도 포함시켰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LG전자 대미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국제사회의 냉소와 자국 소비자 욕구를 무시하고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를 탓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동원 가능한 적극적인 대응 조치가 시급하다.

    이번 발동은 경쟁업체인 월풀의 제소로 촉발된 세탁기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 현지 세탁기 공장 가동을 앞당기는 등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으나 상당기간 수익 악화와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회사의 대미 수출 세탁기 물량은 연간 3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120만대까지는 수입 첫해 20%의 관세가 부과되고 120만대 초과 물량에 대해선 50%가 부과되는 등 ‘관세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세이프가드는 상대국 수출 기업의 횡포로 자국 산업 피해가 현저할 때 발동하는 일종의 비상조치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이 초강대국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치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현지 공장까지 설립했던 터라 자국기업인 월풀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치졸한 행태로 비친다.

    정부가 세이프가드에 맞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로 맞대응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또 미국을 상대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문제는 세탁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 적극적이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업계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는 각오가 요구된다. 도와 창원시도 관련업계의 피해 최소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