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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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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칙사대접(勅使待接) - 황제의 명령서를 갖고 온 사신처럼 대접하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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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칙(勅)’이란, 황제(皇帝)가 제후(諸侯)나라나 고급관료에게 내리는 명령을 담은 문서를 말한다. 보통 칙서(勅書)라고 한다. 칙서를 가지고 오는 사신을 ‘칙사(勅使)’라고 한다. 중국의 사신은 우리나라에 올 때 칙서를 들고 오기 때문에 조선시대 중국에서 오는 사신을 칙사라고 했다.

    기분 안 좋은 일이지만, 우리 조선의 국왕은 황제 밑에 있는 제후급의 나라 왕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후(侯)급이다. 그래서 형식적으로 중국 황제의 봉(封)함을 받아야 했다. 그러니 중국에서 오는 황제의 사신은, 황제의 힘을 빌려 조선의 국왕 위에 군림했다. 조선의 역대 국왕 가운데서 중국 사신의 비위를 가장 잘 맞춘 국왕이 우리가 존경하는 세종대왕(世宗大王)이었다. 보다 못한 어떤 신하가 “전하!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라고 하자, 세종대왕은 “우리가 살아야 할 것 아닌가?”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서강대학교 사학과 전해종(全海宗)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조선 순조(純祖) 때 조선왕조의 1년 예산이 약 130만 냥이었는데, 청(淸)나라 사신 1회 대접하는 데 든 비용이 약 30만 냥이었다. 조선에서 10의 가치의 조공을 보내면, 청나라 황제의 하사품은 1에 해당됐다”라고 했다. 조선이 명(明)나라 청나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였는지 알 수가 있다. 그 칙사를 얼마나 잘 대접했는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어디 가서 대접을 잘 받으면, ‘칙사대접’ 받았다고 하는 것이다. ‘기대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 ‘정상적이지 않은 지나친 대접을 받았다’라는 어감이 없지 않다.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남북 평화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하게 하려고 우리 정부에서 너무 저자세로 북한 하자는 대로 끌려다닌다.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 의견을 제시하면 그만 통일 반대 세력, 극우세력으로 몰아붙인다. 정부의 비굴한 저자세를 잘한다 하면서 보고만 있어야 공격을 안 받는다.

    21일 현송월을 대표로 하는 북한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한국에 왔다. 아무런 이유 없이 약속한 날짜보다 하루 늦게 왔는데도 우리 정부에서는 심기를 건드릴까 아무 말도 못했다. 지금도 북한 방송은 남한 정부에 대해서는 계속 욕설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도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일부 언론의 과도한 추측성 보도나 비판적 보도에 북측이 불편한 반응을 강하게 보인다”며 우리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현송월에게 접근하는 우리 기자들에게 국정원 담당자는 “불편해 하신다”며 접근을 막았다. 경호하는 데 1000여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정말 칙사대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참가를 적극적으로 권유는 할 수 있지만,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가?

    * 勅 : 부탁할 칙. * 使 : 하여금 사·사신 시(사). * 待 : 기다릴 대·대접할 대. * 接 : 닿을 접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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