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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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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8)

- 될 수 있는 대로, 빨아들여야, 잘 돌아서

  • 기사입력 : 2018-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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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40, 4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 40쪽에 있는 배울거리(학습문제)가 요즘 배움책과 다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의 몸이 잘 일하게 할 수 있는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우리가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로 나옵니다. 오늘날 잣대로 보면 낯설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고 낯설지만 이게 더 낫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배움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나타내는가에 따라 달라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줄에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몸이 어떻게 일하는가를 공부하였다.”가 나옵니다. ‘우리의 몸이 어떻게 일하는가’를 요즘 배움책에는 ‘우리 몸의 기능’이라고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는 옛배움책에 있는 말이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리고 오래 잊혀지지 않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째 줄에 ‘우리의 몸이 잘 일을 하고, 튼튼하게 하기 위해’라는 것도 제게 참 반가운 말입니다. 열넷째 줄 ‘자라는 데’, 열여섯째 줄 ‘삭여서’ 41쪽 첫줄로 이어진 ‘될 수 있는 대로’와 이어진 ‘빨아들여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기능’, ‘건강’, ‘성장’, ‘소화’, ‘가능’, ‘흡수’라는 한자말을 쓰고 있습니다. 41쪽 넷째 줄에 나온 ‘씩씩하게’와 다섯째 줄 ‘피가 우리 몸을 잘 돌아서’도 보기에 좋은 말입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을 보신 분들 가운데 쉬운 말을 골라 쓴 것을 보고 말글살이를 돌아보게 된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도 계십니다. 그런 작은 울림이 우리 아이들 배움책을 쉽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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