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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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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체중 빼기는 참으로 쉽다!

조정식 (창원동양한의원 원장)

  • 기사입력 : 2018-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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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식 (창원동양한의원 원장)


    한겨울을 지나 이제는 옷깃을 여미지 않아도 될 정도의 햇살이 조금씩 대지를 데워 두툼한 외투를 벗고 조금씩 옷차림이 가벼워질 시기다. 이에 따라 겨우내 감춰 뒀던 뱃살의 볼륨이 살짝 밖으로 비칠 것 같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체중 빼기’는 참으로 쉽다.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으리라.

    잠시 30여 년 전 학창시절의 아픈 추억으로 돌아가 ‘체중 빼기’의 쉬움(?)을 이해시켜 드리겠다. 10대 후반의 고등학교 시절. 나름 성적이 반에서 조금 나았다고 생각이 드는 학생들에게 특정과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과목이었지만, 학생들에게 이해를 시켜 주실 선생님이 안 계셔서 다른 과목 담당 선생님께서 그 특정과목을 맡아 가르쳐 주셨다. 결과는 난해함의 연속이었다.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었고, 나름 성적이 괜찮은 집단의 첫 모의고사 평균은 20점 만점에 11점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다.

    그렇게 아픈 추억은 시작됐다. 체벌이 가능했던 시절이었기에 사랑의 회초리 정도가 아닌 굵고 탄탄한 몽둥이로 오답 1개당 1대의 처벌이 가해졌다. 우리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신음소리에 일순간 모든 게 잠잠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두려웠고 시험을 앞두고 가장 먼저 책을 펼쳐야 하는 과목이 그 특정과목이였다.

    그렇게 기적은 시작됐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냥 외웠다. ‘하면 된다’라는 신조는 그렇게 우리를 전투적으로 만들어 갔다. 그렇게 20점 만점의 특정과목 반 평균은 11점에서 빠른 속도로 13점, 15점, 17점, 19점으로 올라섰다. 기적은 이뤄졌다.

    그러면 우리는 그 과목을 좋아했느냐.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부담백배의 과목으로 흥미를 잃어버렸다. 어느새 몽둥이의 두려움으로 세상의 이치를 탐구토록 하기 위한 그 과목은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그래서 넘어서야만 하는 시련의 대상으로 변해 갔다.

    그럼 다시 다이어트로 가보자. 여러분은 오늘도 체중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쟁에서 매번 패배한다. 왜냐하면 목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지독한 승부욕으로 잘못된 방법을 선택해 우리 몸과 마음에 엄청난 두려움의 손상을 줄 수 있는 몽둥이 찜질처럼 ‘무리한 인위적인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

    결과는 일시적으로 우리의 승리처럼 ‘체중 감소’라는 기적은 일어난다. 그러나 그 와중에 우리 몸의 세포는 이미 절식, 단식이라는 몽둥이에 처절하리만큼 파괴돼 버렸다. 더 이상 우리 몸의 세포는 음식물을 즐기지 않는다.

    ‘체중 감소’가 지상목표가 되는 순간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다. 물론 ‘체중 감량’의 목표를 달성해야 할 환자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주겠지만, 그것을 지시하는 분은 어렵지 않다. 오직 공포의 대상으로, 피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조정식 (창원동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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