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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공교육의 새로운 희망

  • 기사입력 : 2018-0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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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2월 27일 교육부는 ‘유아교육 혁신방안’에서 교육과정을 놀이 중심으로 개편하는 혁신유치원을 현재 전국 33개에서 5년 내 13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놀이와 돌봄 중심의 방과 후 놀이유치원도 50개까지 만들 예정이라 한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비정상적인 선행학습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과 더불어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이미 전국의 많은 혁신학교에서 시도하고 있는 교육개혁과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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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는 옛 서당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서당에서의 놀이는 하나의 학습과 같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골모듬’이란 놀이가 있다. 고을모둠의 준말로 다양한 고을 이름을 찾는 놀이였다. 이를 통해 고을 이름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고 지리를 익히도록 한 것이다. 또 일정한 길이의 심지에 불을 붙이고 그것이 다 타기 전에 글을 짓는 ‘화승작’ 놀이도 즐겨했다. 이 놀이는 글을 빨리 짓는 것뿐만 아니라 순발력 있게 다양한 단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그 외에도 제기차기, 연날리기, 자치기 등 많은 놀이를 통해 신체를 단련하며 학습을 유도하였다.

    그렇다면 놀이는 교육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일까?

    첫째, 아이들의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줄여주고 동기는 높여준다. 교육현장에서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학생들이 가장 집중력을 갖고 임하는 수업은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 스스로 수업이 아니라고 여길 때이다. 다시 말해 공부라고 느끼지 않고 하나의 미션이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수업을 조직했을 때 학생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에 집중한다.

    둘째,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놀이를 위해서는 규칙이 필요하다. 놀이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그 규칙을 공유하고 지켜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대인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셋째,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고 창의력을 키워준다. 아이들은 놀이를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운다. 또한 놀이라는 이유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즉,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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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현 (양산 서창초 교사)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양한 놀이시설이 갖추어진 놀이동산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다양한 놀이의 방법과 요소를 접목하여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에게 교육과정 구성에 대한 전문성과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학부모에게는 놀이를 통해 긍정적이며 자발적인 학생들의 배움이 일어나고 있다는 믿음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에서 학교는 즐거운 곳, 가고 싶은 곳으로 변화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누구나 즐겨하는 놀이가 즐거운 학교로의 변화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박관현(양산 서창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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