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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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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수산자원과 우리의 소비성향-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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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오징어를 두고 금징어라고 한다. 국내 어획고가 확연히 줄었는데 해외마저 동반하락으로 시장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생성된 말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이 금방 잡은 싱싱한 오징어는 회로 즐기고, 살짝 데쳐서 초장에다 찍어 먹기도 하고, 울릉도 특산품으로 각광받던 마른 오징어와 반찬용 냉동오징어 등 각종 오징어를 즐기는 나라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 하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해산물을 먹지 않는다니? 특히 마른 오징어의 경우는 전 세계 유일하게 우리만 소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기호식품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소비되지 않는 수산물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출 5억달러를 달성하여 전체 식품 수출의 최고를 차지한 김의 경우에도 우리와 일본만이 즐겨 먹을 뿐 서양인들은 먹지 않았다. 그래서 서양이 주축이 되는 WTO 무역규정에는 수산물의 규정은 따로 정해 놓지 않고, 김과 같은 해조류는 농업 협상에 속해 있고 어류는 일반 공산품과 함께 분류해 놓고 있다.

    수산물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주로 붉은 빛깔의 생선을 즐겨 먹는 반면에 우리는 흰 빛깔의 생선을 즐긴다.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갈치, 명태는 일본에선 즐기지 않고 유일 소비국가가 우리가 아닌가 할 정도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명태가 거의 멸종되어도 별 걱정 없이 러시아나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서 각종 명태 제품을 맛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랑인 김치에 빠질 수 없는 젓갈의 주원료인 멸치와 젓새우의 경우에도 그리스, 이탈리아 등 일부 나라를 제외하고는 소비하는 국가가 거의 없다. 이러한 종들은 바다생물의 주요 먹이로서 대단히 중요하지만 예로부터 우리의 전통음식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보니 바다자원 관리에 큰 애로사항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런 특성상 국제무대에 나가면 예로부터 한민족은 바다의 모든 종류의 해산물을 즐기고 머리부터 내장까지 모든 부위를 버리지 않는 뼛속 깊이 해양민족임을 강조하고 협상의 말머리를 잡곤 했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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