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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제1야당 한국당의 현주소- 이종구(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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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선거가 채 5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현재 분위기로 보면 이번 선거는 해보나 마나 집권여당이 압승할 가능성이 크다. 촛불집회에 이은 탄핵정국에서 치러진 지난해 5·9 대선에서 40% 초반대 득표율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이후 지지율이 수직상승해 8개월이 지나도록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반면 탄핵정국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치른 조기대선에서 초반의 한 자릿수 지지율을 극복하고 20% 중후반대의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가 이어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까지 됐지만 지지율이 20% 안팎에서 전혀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데 반해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이 뜨지 않는 것은 집권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문 대통령의 높은 인기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탄핵사태와 대선패배 이후에도 웰빙정당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당의 모습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작금의 여고야저(與高野底) 지지율은 그동안 보수의 텃밭 중 하나로 일컬어졌던 경남의 지방선거 구도도 바꾸고 있다. 경남도지사 선거의 경우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보수정당은 한 차례(2010년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나섰던 김두관 지사)만 빼고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래서 지방선거 때만 되면 보수정당은 후보들이 넘쳐나 치열한 내부경쟁을 해야 했고 진보정당은 후보를 차출해 내보내야 하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기류가 바뀌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가을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낸 데 이어 재선 현역의원인 민홍철 의원이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거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이 ‘필승카드’로 분류돼 주변으로부터 강한 출마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에 한국당은 홍 대표로부터 ‘경쟁력 있는’ 후보로 분류됐던 현역의원들이 줄줄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후보난을 겪고 있다. 5선의 이주영 의원은 지난해 말 일찍 출마를 고사했고, 박완수 의원도 지난 주말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대표의 최측근인 윤한홍 의원도 출마에 큰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모두 나름대로 합리적인 불출마 사유가 있지만, 속내는 당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모두 전(前) 의원 일색이다. 심지어 얼마나 답답하면 한국당 내에서는 두 차례나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의원 차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자신이 경쟁력 있는 후보로 분류했던 현역의원들이 어려운 시기 당을 위해 희생을 하지 않는 데 대해 크게 질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또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홍 대표는 지난 12일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고향인 경남에 대한 애정을 피력한 것은 물론 지방선거 때 경남의 한국당 후보들이 단 한 명도 낙선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돕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에게 권하고 싶다.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대신 경남의 최고 험지인 김해을이나 김해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자신이 4년여 지사로 일했던 경남의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말이다.

    이종구 (정치부 서울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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