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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55) 제22화 거상의 나라 ⑮

“북경에 오니까 좋아?”

  • 기사입력 : 2018-0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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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절이 시작되기 전 한 달은 가족들의 선물을 사기 위한 기간이기도 하다.

    ‘일단은 소규모로 주문을 받자. 필요한 장소로 도착되게 주소를 확보하는 게 좋을 거야.’

    진호는 산사와 계획을 세웠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거래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의류가게들은 접근해 볼 만했다.


    “북경에 오니까 좋아?”

    “좋아요.”

    “왜 좋아?”

    “우선 언어가 낯익잖아요. 외국에 가면 언어가 달라요.”

    “맞아. 언어가 다르고 음식이 다르지.”

    먹자골목으로 들어섰다. 다양한 꼬치와 구이, 튀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식들이 노점에 진열되어 있었다. 향신료 냄새 때문에 어지럽기도 했으나 군침이 돌기도 했다.

    “진호씨.”

    산사가 김진호의 팔을 끌었다. 그녀는 꼬치 4개와 튀김 4개를 골랐다. 음식을 고르는 그녀의 얼굴이 환했다. 산사와 함께 음식을 봉지에 넣고 다니면서 먹었다. 시장을 살피자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밤이 늦은 시간이지만 중국은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었다.

    중국은 돈이 신이다.

    재물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한다.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상인이 누군지 알아요?”

    산사가 시장을 걸으면서 물었다. 때때로 김진호의 입에 꼬치를 넣어주기도 했다.

    “글쎄. 범려인가?”

    “맞아요. 중국 역사에서 부자를 말할 때 ‘도주공의돈부’ ‘만고일부석숭’이라고 그래요.”

    도주공의돈부는 도 땅의 주공과 의돈의 부를 말한다.

    주공은 와신상담의 범려가 월나라를 떠난 뒤에 지은 이름이다. 쌀 때 싸서 비싸게 팔아 세 번이나 천금을 벌었다고 한다.

    범려는 날씨와 별자리까지 관측하여 장사에 활용하여 돈을 벌었다. 천금을 세 번이나 벌어 두 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 부의 분배정의까지 실천했다. 오늘 날 중국에서 범려를 재신(財神)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러한 행적 때문이다.

    의돈은 노나라 의씨 땅 사람인데 이름이 돈이었다. 의씨 땅에 살았다고 하여 의돈으로 불렸다.

    의돈은 선비였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농사를 지어 부자가 되기로 했다. 그는 책을 팽개치고 부지런히 농사를 지었으나 가을이 되어 추수를 해도 굶주림을 면하지 못했다. 새벽에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을 하는데도 이상하게 농사가 잘 되지 않았다.

    ‘왜 나는 열심히 일을 하는데 농사가 엉망일까?’

    농사는 해마다 흉작을 면치 못했다.

    때마침 대부호로 널리 알려진 범려가 의 땅을 지나간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의돈은 범려를 찾아가서 절을 하고 부자가 되는 법을 공손하게 물었다. 범려가 그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었다.

    “자네가 농사를 짓는 땅에 가보세.”

    범려는 의돈의 땅에 가서 자세하게 살폈다.

    “자네 땅은 사토(沙土)가 많아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알곡이 맺지 않는 것일세.”

    범려가 혀를 찼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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