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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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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결혼과 사랑- 하정임(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 기사입력 : 2018-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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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12월에서 음력 설 전까지 청첩장을 많이 받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을 이번 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다. 혼인율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고 출산율까지 급감하여 인구 절벽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때에 결혼이라는 새 출발점에 서는 연인에게 정말 큰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을 수가 없다.

    한 박물관 특별전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로 유물들을 전시한 것을 관람한 적이 있다. 발걸음이 멈춰선 곳은 안동 고성이씨 분묘에서 발견된 유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을 섞어서 삼은 미투리였는데 한참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내의 편지 전문을 읽다가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와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두고 먼저 가시는 건가요?’를 보며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동시에 결혼 생활이 깊어지면서 본연의 감정 사랑에 대해 얼마나 지켜 왔는지 한번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아마도 부부의 사랑 프리즘은 이해, 존중, 감사, 배려 등의 스팩트럼으로 나누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얼마 전까지 항상 엄마와 결혼을 하겠다는 아들이 문득 “이제 유치원의 여자 친구랑 해야겠어요. 결혼”이라고 말해서 웃었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아들의 독서 활동 북에서 본 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아들은 독서 활동 북에 ‘책을 읽고 여러분은 누구를 사랑한 적이 있나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질문에 “내가 자전거에서 넘어질 때 내 이름을 크게 부르며 ‘위험해’라고 말해 주었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어서”라고 써 놓았었다. 아들 말로는 사랑하는 것은 걱정해 주는 것이란다.

    영어로 현재는 Present이다. 그야말로 선물인 셈이다. 청첩장 속 연인에게도 꼭 아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리라 다짐해본다. 서로 걱정하고 사랑하며 오늘은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사랑하고 안아주고 격려해주고 위로해주시라고.

    하정임 (경남과기대 양돈과학기술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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