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4월 2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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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문화기획] 창원의 조각공원

산책하며 즐겨요, 숨은 예술 찾기

  • 기사입력 : 2018-01-0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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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공원을 많이 산책하는 사람이라도 공원 안에 전시돼 있는 조각을 자세히 들여다본 경험은 많지 않을 것이다. 늘 곁에 있어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처럼 너무 가까이 있어서, 너무 익숙해서 그냥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창원의 공원 안에 있는 조각들은 그냥 지나쳐버리기엔 아까운 것들이 많다. 대부분 창원조각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이라 미술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배치나 구성 면에서 관람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지척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지역민으로 누릴 수 있는 큰 혜택이다.

    야외미술관이 된 창원의 대표 조각공원과 작품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간혹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보물찾기를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작품을 만나는 소소한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눈에 띄는 작품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포털사이트에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면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용지호수공원

    창원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용지호수 잔디밭 일원은 지난 2016년 제3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야외 조각전시장으로 활용됐다. 비엔날레 때 전시됐던 30여점의 작품 중 17점이 남아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참여 작가는 한효석, 이경호, 김영원, 이일호, 한진섭, 박은선, 신한철, 김승영, 홍지윤, 이재효, 윤진섭, 박원주, 한기창, 밈모 팔라디노(이탈리아), 노벨로 피노티(이탈리아), 양치엔(중국), 첸웬링(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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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공원에 있는 작품들은 비엔날레가 ‘억조창생(수많은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다)’이라는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로 진행된 만큼 작가들의 개성이 뭍어나는 작품들이 많다. 호수 입구 꽃밭에 있는 이재효 작가의 커다란 구형 조각은 버려지는 나무를 주 재료로 사용해 다듬고 빚은 작품으로 작가의 자연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잔디밭 한가운데 자리 잡은 사람 형상은 광화문 세종대왕상 제작자인 창원 출신 김영원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적인 인체 조각은 인간의 본질, 존재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홍지윤 작가의 작품은 전시작 중 가장 알록달록하고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한국화와 서양화뿐만 아니라 회화, 설치의 경계도 자유롭게 넘나들며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는 작가의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거장 노벨로피노티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의 양면을 모두 지녀 볼수록 깊이감을 느끼게 한다.


    ▲추산 야외조각미술관

    마산합포구 추산동 창원시립문신미술관 일대에 조성된 조각공원이다. 지난 2010년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전신인 문신조각심포지엄 때 설치된 작품들로 ‘자연과 생명의 균형-불균형(Symmetry-Asymmetry in the Nature)’을 주제로 작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완성한 작품들이다. 각각 마산 출신인 박종배, 진해 출신 박석원 작가를 비롯해 로버트 모리스(미국), 피터 버크(영국), 장 뤽 빌무스(프랑스), 데니스 오펜하임(미국), 세키네 노부오 (일본), 가와마타 타다시(일본), 쉬빙(중국), 왕루옌(중국) 등 총 10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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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생태, 환경에 대한 작가들만의 다양한 시선을 감상할 수 있다. 주차장 좌측에 위치한 로버트 모리스의 작품은 미로 형의 구조로 관람객이 내부로 진입해 탐험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미로처럼 얽힌 공간을 천천히 걸어보며 안과 밖을 연계하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주차장 한가운데 있는 세키네 노부오의 작품은 언뜻 보면 놓치기 쉬운 작품이다. 거울같은 거대한 사각 스테인리스 기둥에 바위가 얹어진 형태의 작품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주변 환경에 따라 새로운 모습이 연출되는 작품이다. 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근처 숲에는 2개의 작품이 숨어 있다. 나무에는 가와마타 타다시의 작품이 있다.

    세 그루의 나무 위에 설치된 오두막집은 인간이 지은 건축물의 유한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주거공간을 둘러싼 새로운 메시지를 제공한다. 옆으로 발길을 옮겨보면 쉬빙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수풀 속에 줄줄이 놓여 있는 돌 징검다리에는 독특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 작가가 마산 출신 시인인 이은상의 ‘가고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형한 한자로 새겨 놓았다. 문자가 조형적 형상을 지닌 상징 기호로 읽히면서 감상자들을 색다른 사색과 명상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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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복산 조각공원

    진해시가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해 장복산 기슭 소나무 지대에 조성했다. 창원시내 조각공원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곳이다. 지난 2004년 1차로 11점이, 2005년 2차로 14점이 설치돼 총 24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비엔날레 때 만들어진 작품들은 아니지만 숲속과 호흡하는 아기자기한 성격의 작품들이 많다. 지역작가를 비롯해 모두 국내작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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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돝섬


    마산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돝섬은 지난 2012년 제1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20점의 조각이 들어서며 조각공원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현재 돝섬에는 24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2014년 새롭게 들어선 4점은 대부분 기존 돝섬에 남아 있던 시설을 활용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것들이다.

    김병호, 김상균, 김영섭, 김주현, 김태수, 김황록, 노준, 서정국, 신치현, 안규철, 안병철, 정명교, 정현, 최태훈, 황영애, 조전환, 천대광, 임옥상, 승효상 등 국내 작가 19명, 제임스 앵거스(호주), 제임스 홉킨스(영국), 카즈야 모리타(일본), 데이비드 브룩스(미국), 미쉘 드 브로인(캐나다) 등 해외 작가 5명이 ‘꿈꾸는 섬’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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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에 비해 작품이 많은 편이라 관람이 조금 벅찰 수 있지만 전시작 옆에 간단한 해설이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와준다. 지구본 모양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지구본인 제임스 홉킨스의 작품에서는 매끈하고 너른 표면에 비친 마산과 돝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제임스 앵거스의 작품은 관람객의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한 작품이다. 커다란 파이프 형태의 조각은 빨간색 칠이 군데군데 벗겨져 녹이 슨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사실 작가가 의도한 장치다. 인위적으로 코팅이나 마감처리를 하지 않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칠이 벗겨지고 색깔이 변한 흔적에서 기존 작품들과는 다른 독특한 미감을 느낄 수 있다.


    안규철 작가의 하얀색 입방체 작품은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작품이다. 입구가 뚫려 있는 작품 속에 들어가면 고립된 공간에서 자연의 소리와 풍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민중미술가 임옥상과 건축가 승효상이 함께 작업한 작품 2점도 놓치지 말고 보길 권한다. 시인 김춘수, 천상병의 시를 새긴 ‘시목’은 실제 시의 숲을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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