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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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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고향 경남 치안 맡은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

“데이터 분석으로 체감할 수 있는 예방치안 펼칠 것”
탄핵 정국 평화적 집회 관리에 큰 역할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등 역임한 정보통

  • 기사입력 : 2017-1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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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이 도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자살예방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전강용 기자/


    올해로 경찰 생활 31년째에 접어든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은 이달 초 경남 경찰의 수장으로 고향 땅을 밟았다. 남해 출신으로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지난 2014년 경남청 제2부장으로 8개월가량 짧게 근무하기도 했다. 3년 만에 경남을 다시 찾은 이 청장의 소회는 남다르다. 이 청장은 경남청장 부임에 대해 “예상치 못했다. 생각보다 빨리 이뤄져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깨는 무겁다”고 했다.

    이 청장은 치안에 대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성과주의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숫자(성과 지표)에 얽매이지 않고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치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도민들이 만족하고 안심할 수 있는 치안 활동은 어떤 것일까.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정보 부서에서 오래 일한 정보통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정보는 현장에서 경찰력을 직접 집행하기보다는 각종 사회현상을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큰 틀에서 치안활동의 방향과 대응책을 제시해 관서장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정보업무가 다른 업무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고, 집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보니 현장 집행부서의 애로나 실정을 아는 데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찰서 현장방문과 토론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현장의 경찰관들과 현문현답(현장의 문제는 현장에서 답을 구한다) 토론회를 통해 장비 운용, 업무 등의 불편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경남은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 수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경찰관 충원 등에 의견과 효율적 경력 운용 방안은?

    ▲현재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는 경기북부와 경기남부에 이어 경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인력이 충원됐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인 446명보다 71명이나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경남경찰은 도민이 만족하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올해 경찰청이 주관한 관서평가에서 전국 1위를 하는 성과도 거뒀다. 경찰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에 인력충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 하지만 충분한 인력충원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인력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도민이 안심하는 치안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

    -치안에도 데이터를 접목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인가?

    ▲경남은 관할이 넓고 도농이 혼재돼 있으며 인구도 많다. 한정된 치안인력으로 주민이 만족하는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와 교통사고관리시스템(TAMS)에는 많은 양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개인정보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범죄유형을 분석해 순찰활동, 형사활동, 교통관리 등을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 이뤄지도록 하겠다. 범죄발생 예상지역을 지도에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GeoPros(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겠다. 또한 유동인구, 범죄발생 분포 등을 분석해 CCTV를 설치하는 데도 적극 활용하겠다. 인구 분포, 지역별 경제수준, 교통통행량 등 경찰이 보유하지 않는 데이터도 치안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자치단체와 MOU를 체결해 보다 넓은 차원에서 데이터를 분석 활용할 방침이다.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경찰의 역할은?

    ▲경남지역 학교폭력은 통계수치로 볼 때, 전국 평균보다 낮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의 양상이 흉포화, 집단화 경향을 띠는 등 다양화되고 있어 도내에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경찰은 학생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폭력 대응 강화 대책’을 추진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소년범이라도 피해가 심각한 사건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다. 재범, 재피해 우려가 높은 위기청소년에 대해서는 별도로 집중 관리하여 면담, 정보공유 등 실질적인 선도 활동을 진행하겠다. 지자체, 교육당국과의 협력도 강화해 학교폭력 안정화 추세를 이어나가겠다.

    -성범죄 또한 중요한 사회적 이슈다.

    ▲경남경찰은 성범죄가 많은 시간과 장소를 분석해 취약지역에 경찰력을 집중 투입하는 등 도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예방치안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공분을 사는 아동·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지방청에서 직접 수사하고, 여성 등 실종자 수사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내년부터 주요 경찰서(1·2급서)에 ‘실종전담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하고, 수사과정에서 여성 경찰관이 조사를 담당하는 한편, 지자체, 병원 등과 협업을 통해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2차 피해 방지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다. 또 스마트폰, 초소형 카메라 등 IT 기기가 확산되면서 ‘불법촬영 성범죄’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대한 단속 강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취임사에서 내세운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자살 예방 등 경남경찰의 중점과제 또한 경찰 조직의 노력 외에도 지자체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경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명 보호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통사망사고와 자살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교통사고사망자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자치단체 등 도로관리청과 협업을 통해 교통안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통안전시설을 개선 확충하겠다. 또 도로교통공단, 모범운전자, 녹색어머니회 등 협력단체, 주민대표들과 협력을 강화해 교통지도 등 현장사고예방 활동 등 캠페인 홍보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

    자살예방은 경찰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서울 노원경찰서와 노원구청은 협업을 통해 자살률을 크게 낮춘 사례가 있다. 이러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경남에서도 경찰 및 자치단체 등 유관기관 간 MOU 체결 등을 통해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싶다. 특히 경찰은 순찰과 신고출동 등을 통해 자살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접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한다면 자살방지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여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곧 다가온다. 어느 해보다 경찰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미 선거일 180일 전인 지난 15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행위가 제한 금지되고 있다. 선거법 위반행위는 초장부터 엄정히 단속해 나가겠다.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위해 선거법 위반은 정당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중립 자세로 단속할 방침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선거 첩보를 공유하겠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 이용표 경남지방경찰청장은?

    남해 출신으로 진주고, 경찰대, 한국체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경위 임용 후 서울 노원서장, 경찰청 정보3과장, 경기경찰청 3부장을 역임했으며, 경남 근무는 산청경찰서장(총경), 경남경찰청 2부장 (경무관)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2015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탄핵 관련 촛불집회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2017년 8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후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내고 지난 13일 제30대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이 청장은 정보 부서에서 오래 일한 정보통으로 매사에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소탈한 성격이나 업무는 꼼꼼하게 챙긴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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