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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2018 예·체능계 입시를 바라보며- 이근택(창원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17-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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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대학입학을 위한 수학능력평가의 결과가 발표됐고, 수험생들은 각자 성적표를 받았다. 점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예·체능계도 수시모집이 끝난 후 정시모집에 집중하게 된다. 예·체능계 수험생들 대부분은 개인 레슨을 받아야만 된다. 일반 학과목들은 그래도 학교수업으로도 어느 정도 학습효과를 이룰 수 있지만, 예·체능 분야는 어림도 없다. 대학에서 요구하는 성취도가 워낙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지도하는 담당교사는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기량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도법 또한 탁월해야 된다. 따라서 레슨비 또한 만만치 않아 일반인들이 감당키 어렵다.

    교육부는 일반 중학교 및 고등학교 학생 중 예술·체육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에게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예술·체육 중점학교/거점학교를 설치하고, 심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수요에 비해 부족한 예술·체육 교육기회를 공교육에서 확대 제공해 예술·체육 계열 진학 또는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이라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체능계 입시는 전공 종류도 세분화돼 있다. 특히 음악은 악기별로 나누어져 더욱 세분화되고 대학마다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악기만큼만 충원시킨다. 따라서 수험생은 자기가 전공하고 있는 악기가 어느 대학에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특히 특수악기의 경우 결원이 없을 경우 응시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미술, 무용, 음악작곡, 디자인 등 창의성을 요구하는 분야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실용음악 분야의 보컬 입시에서, 유명 실용음악학원에서 공부한 입시생이 탈락하는 경우도 있는데 창의성 부족 때문이다. 학원 선생님이 만들어준 대로 노래했기에 기계 같은 느낌이라는 이유이다. 즉 모두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 창작분야는 모방이 심하면 안 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창의성을 발휘해 신선한 느낌을 줘야 한다. 무용, 연극, 문예창작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무용전공은 입시생에게 많은 경제적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음악+작곡비용(MR포함), 안무비용, 의상비 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수고와 노력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에는 취업이라는 관문이 이들을 힘들게 한다. 시·도에 속해 있는 예술단의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가 계약직이거나 임시직이다. 그나마도 할 수 없는 젊은이들이 훨씬 많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즈음의 대학들은 변하고 있다. 수험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일부 바꿔 졸업 후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한다. 실용음악 분야에 관심을 갖고, 많은 연봉을 주면서 유능한 교수초빙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 우리들을 화나게 했던 일 중에는 ‘대학입시 비리’, ‘예능계대학 입시부정’ 등이 있다. 입시브로커들이 생겨나 강사들을 유혹하고 학부모에게서 거액을 받아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게 됐다. 실력이 부족한 수험생에게 실기점수를 높게 주어 합격시키는 수법이다. 극히 일부의 잘못된 행태로 전체 예·체능계 교수들을 부끄럽게 했다. 최근에는 예·체능계 수험생들에게 제도적으로 시험기회도 많이 주어져 전보다 수월해졌다.

    상위권 대학들을 제외하면 예·체능계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자신에게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너는 지금의 네가 전공하고 있는 분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이근택 (창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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