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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76) 득기, 시부지기, 저거마이

  • 기사입력 : 2017-12-1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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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요새 국회의원들 하는 거 보면 속이 터지더라. 8급 비서를 한 명 늘리고,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 세비 중 공무원 기본급에 해당하는 일반수당을 2.6% 인상하는 내용을 의결했더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보좌진을 늘리고 세비를 올린다는 게 말이 돼?

    ▲경남 : 에(예)산안 처리하는 거는 법정시한을 넘가더마는 이런 거는 여야가 한마음이 돼가꼬 합바지 방구 새득기 시부지기 통과시키뿌더라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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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합바지 방구 새득기 시부지기 통과시켰다’고? 앞 부분은 ‘핫바지 방귀 새듯이’ 같은데, ‘시부지기’는 처음 듣는 말이네.

    ▲경남 : ‘합바지 방구 새득기’는 니 말 맞다. ‘합바지’는 ‘핫바지’, ‘방구’는 ‘방귀’, ‘득기’는 ‘듯이’의 뜻인기라. ‘득기’는 ‘덱기’라꼬도 카지. ‘그 사램이 닐로 잘 아는 득기 말하더라’, ‘암달이 삐가리를 부르모 오득기 아아들도 저거마이가 부르모 쌔기 오야지’ 이래 칸다. ‘시부지기’는 ‘슬며시’, ‘슬그머니’의 뜻이다. 니도 혹가다 행사장 겉은 데 가서 시부지기 자리 뜨고 한다 아이가.

    △서울 : 난 행사 끝날 때까지 남아 있는데.ㅎㅎ 그건 그렇고 ‘저거마이’ 하고 ‘쌔기’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저거마이’는 ‘저거+어마~이’에서 온 말인데 ‘자기 어머니, 제 어머니’라는 뜻이고, ‘쌔기’는 ‘속히’의 뜻인 기라. ‘저거 아부지’를 줄이가 ‘저가부지’라 칸다 아이가. ‘저가부지’는 ‘자기 아버지’의 뜻도 있고, ‘여보’ 뜻도 있다. 그라고 ‘저거 아비’를 줄이가 ‘저가배’라 카는데 ‘제 아비’와 ‘여보’의 뜻이 있다. 말 등급으로 보모 ‘저가부지’가 ‘저가배’보담은 높고.

    △서울 : 국회의원들이 자진해서 특권을 내려놓는 것은 어렵겠지. 앞으로 세비 인상을 국회의원들에게 맡기지 말고 별도 기구를 만들어 결정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경남 : 니캉내캉 국회의원 세비 결정 기구가 맨들어지도록 함 해보자꼬.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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