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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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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40) 뇌전증 앓는 11살 승민이

“또 언제 쓰러질지 모를 불안감, 그림 그리며 달래요”
8살때 간질 발병… 뇌 종양도 발견
서울 오가는 치료비 부담에 ‘고통’

  • 기사입력 : 2017-12-1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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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민이(11·가명)가 학교에서 의식을 잃은 건 8살 때였다. 봄방학을 앞둔 어느 날, 등교한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담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승민이가 쓰러져 호흡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인근 병원에서 MRI를 찍었지만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승민이는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호소했다. 병원에 데려가자마자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의식을 잃었다. 역시나 의료진은 아무것도 발견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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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민이와 여동생, 엄마가 사례관리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서울대학병원에서 뇌파검사를 받고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됐다. 흔히 간질이라 불렸던 뇌전증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뇌에서 종양도 발견됐다. 갑자기 쓰러지면 온몸이 경직되며 발작을 시작했고 호흡하지 못하는 시간이 며칠씩 계속됐다. 쓰러지기만 하면 엄마가 승민이를 들쳐업고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을 오가는 생활이 시작됐다. 치료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다시 쓰러져 차를 갈아타고 다시 서울로 향하는 일도 허다했다.

    2학년 1년 동안은 병원을 오가느라 학교에는 거의 가지 못했다. 치료비도 엄청나게 들었다. 지금도 두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서울대학병원에 검진을 가야 한다. “살면서 집에 전기가 끊기는 일을 겪어보기는 처음이었어요.”

    엄마는 별거 중이던 승민이 아빠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위해서였다. 전기가 끊기는 상황에서 정부보조금 80만원은 절실했다. 네일아티스트였던 엄마는 승민이가 발병하고부터 일을 할 수 없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승민이를 혼자 둘 수 없어서다. 9살 여동생도 저보다 아픈 오빠 챙기기에 바쁜, 일찍부터 철이 난 아이로 자랐다.

    발작이 올 때마다 집에 꼼짝없이 머물러야 하는 승민이는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스케치북 한 권을 반나절이면 모두 쓴다. 미술도구도 다양하지 않다 보니 손에 잡히는 필기구는 뭐든지 사용해 코끼리며 앵무새며 책에서 봤던 동물들, 길거리에서 봤던 아름다운 풍경들을 기억했다가 그린다.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져요’라며 웃는 승민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엔 슬픔이 어린다. 어린 나이부터 앓기 시작한 뇌전증이 승민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엄마를 절망에 빠뜨린다. “주기적으로 뇌파검사를 해야 하는데 한 번 할 때 50만원씩 비용이 드니 엄두가 안 나서 제대로 해준 적이 없어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권정의·양승만 대리는 “서울을 오가는 부대비용과 치료비용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승민이 가족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514-07-0203293(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11월 8일자 18면 ‘할머니에 의지해 살아가는 현진이네’ 후원액 320만원(특별후원 BNK경남은행)

    글·사진=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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