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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5도의 법칙-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1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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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방의 첫인상을 보고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5초의 법칙’은 들어본 적 있지만 ‘5도의 법칙’에 관해 듣지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5도의 법칙’은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그 사람이 건방져 보일 수도, 겸손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바라볼 때 몸을 5도 뒤로 젖히면 눈을 내리깔고 사람을 바라보기에 상대방을 경시하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몸을 앞으로 5도 숙이면 사람을 올려보게 되므로 겸손함이 묻어난다는 말이다.

    ▼겸허와 겸손의 차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겸허 (modesty)란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 즉 사람이 순박하거나 순수한 것을 말한다. 겸손(humility)은 ‘자기를 낮추는 정신 태도로 교만하거나 자만하지 않는 것, 마음 깊이 공손하게 존경심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겸허는 본인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낮추는 것이고, 겸손은 능력이 있음에도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우리는 겸손과 겸허 중 어느 쪽의 부류에 속할까? 요즘은 겸손하고 싶어도 겸손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없는 능력도 있는 척해야 하는 시대니 말이다. 온갖 방법과 수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세상이 알아준다. 그러면 이 시대에 겸손은 약함과 못남의 대명사인 것일까? 아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겸손의 미덕을 이야기한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로 상대방에게 내 주장이 일방적이고 강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논어(論語)에 보면 ‘내 몸이 귀하다고 하여 남을 천히 하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하여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고, 자기의 용기를 믿고서 적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했다. 겸손은 어찌 보면 참 쉬울 듯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교만으로 비쳐질 수 있기에 항상 몸가짐에 유념해야 한다. 올 한 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1년 동안 남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의 상처는 주지 않았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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