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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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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34)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50

‘일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어’

  • 기사입력 : 2017-1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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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지가 걱정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세계의 사례를 살펴서 잘 운영해야지. 걱정만 할 필요는 없어.”

    그동안 재단 운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재단은 기금 투자, 저축 및 대출, 관리 등으로 나눌 작정이었다.

    기금투자는 재단의 재산을 투자하여 이익을 얻고, 그 이익으로 서민대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노벨상은 기금을 투자하여 막대한 상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관장님 뜻 헤아려서 갤러리도 잘 이끌겠습니다.”

    심은지가 얌전하게 대답했다.

    “두 사람을 믿어. 갤러리는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 우리 나라 미술 발전에 공헌을 하자고….”

    서경숙은 술을 따라 주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담보 없이 소액을 대출하고 회수하는 일이 쉽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당장은 재단을 설립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임진규는 이춘식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설립을 주관하는 것은 고인에 의해 서경숙이 선임되었다고 발표하자 기자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었다.

    서경숙은 정부에서 하고 있는 서민금융과 경쟁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을 목표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단설립 준비위원회 사무실은 회현동에 있는 건물에 마련했다. 일단 사무실 한 칸을 준비하고 내년 3월 설립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서경숙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재단설립 준비위원회 사무장부터 물색해야 했다.

    임진규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홍성진을 사무장으로 소개했다. 홍성진은 40대 초반으로 추진력이 좋았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법률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서경숙은 사무실에 출근하여 경제학자들을 만나고 책과 논문을 구해 읽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경제학자나 금융전문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금융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그래. 잘하고 있는 거야?”

    윤사월이 때때로 사무실에 찾아왔다

    “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서경숙은 윤사월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했다. 진영숙의 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인지 그녀의 표정이 한결 밝았다.

    ‘일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어.’

    윤사월과 진영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임진규는 국회의원이니까 권력을 움직였겠지.’

    서경숙은 막연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너무 서두르지 마.”

    “네. 10년, 20년 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 그런 재단을 만들어서 운영할게요.”

    서경숙은 이춘식의 돈을 제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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