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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33) 제21화 금반지 사월의 이야기 49

“제가 그런 큰일을 맡기는…”

  • 기사입력 : 2017-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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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금융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는 일은 정관계는 물론 학계까지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와 유사한 금융기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서경숙은 자신의 능력에 비해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그런 큰일을 맡기는….”

    임진규에게 사양했다.

    “일단 시작하시죠. 저는 서경숙씨가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에 일주일에 한 번씩 들어가야 돼요.”

    “사임하세요.”

    서경숙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오갔으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이사장은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이 맡고 저는 부이사장을 맡는 것이 어떻겠어요?”

    “그것도 나쁜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 곧 시작하기로 하지요. 사무실 마련하고 알려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서경숙은 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했으나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경숙은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몇 번이나 사표를 반려했다.

    “본인이 싫다니 어쩔 수 없지요.”

    민정수석 윤석호가 마침내 사표를 받아주었다. 비서실장에게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대통령이 접견실로 오라고 전화를 했다. 접견실로 가서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다.

    “청와대를 그만두면서 나하고 인사도 안 하고 갈 작정이었소.”

    대통령이 소파를 권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대통령께서 바쁘실 것 같아서요.”

    “에이. 지레짐작은… 서민금융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번 멋지게 해봐요.”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 후원해 주시면 치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좋은 일을 하면 역사에 이름이 남는다.

    “그러니까 방해를 하지 말라?”

    “당치 않은 말씀입니다.”

    서경숙은 웃으면서 차를 마셨다. 대통령은 청와대 일이 지루하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대통령과 30분쯤 이야기를 하고 청와대를 나왔다.

    “사표를 내니까 홀가분하네.”

    서경숙은 심은지와 전은희를 데리고 식당으로 갔다. 심은지와 전은희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제 심은지씨가 갤러리 관장을 해야겠어.”

    서경숙은 심은지와 전은희에게 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운영하게 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전은희는 학교 때문에 갤러리 운영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었다.

    “그 일이 잘 될까요?”

    서민금융은 정부에서도 이미 추진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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