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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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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12월-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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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2017년 정유년(丁酉年) 붉은 닭띠해도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전 세계 75억명의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많고 많은 사연들이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시간 속에, 누군가는 가슴속에 희로애락을 남기며 한 해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다’는 성경의 한 구절과 달리 시작은 거창하려 했지만 끝은 흐지부지하게 지나고 있다.

    ▼12월에는 한겨울의 시작인 동지(冬至)가 있다. 영어로 12월은 ‘December’다. ‘Decem’은 ‘10’을 뜻한다. 기원전 46년 만든 달력에는 1년을 10개월(304일)로 정해 3월이 일년의 첫 달이었지만 기원전 700년께 1년을 12개월(365일)로 개편하면서 앞에 1, 2월을 추가했다. 10월이었던 마지막 달이 12월이 된 것이다. 9월 (september)의 라틴어 어원인 ‘septem’이 ‘7’, 10월(october)의 ‘octo’가 ‘8’, 11월(november)의 ‘novem’이 ‘9’를 뜻하는 것은 그때의 흔적이다.

    ▼12월은 조급해진다. 이룬 것은 없는데 시간만 흘러가고, 달력에는 달랑 12월 한 장만 남으면서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마음을 바쁘게 한다. 올해도 굵직한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부가 들어섰으며,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전쟁 공포가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라고 여겼지만 포항지진 여파로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람 잘 날 없었지만 개인마다 소소한 기쁨도 많았으리라.

    ▼후회하지 않는 삶은 적을 것이다. 이해인 수녀는 ‘12월의 시’에서 ‘이제 또 살아야지요’라며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한 해가 가 버린다고/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중략)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새 달력을 준비하며/조용히 말 하렵니다/가라, 옛날이여/오라, 새날이여/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고마운 시간들이여….’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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