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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산업에서 복지까지 대·중소기업 상생시대- 배은희(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7-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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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국가산업단지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40여 개의 대기업과 협력기업들이 같이 모여 함께 돌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기계생산 시스템’이라 말할 수 있다. 기계 생산을 위한 소재부터 부품, 더 나아가 자동차·정밀기계 등의 완성품까지 하나의 산업단지에서 기계산업의 완벽한 Supply Chain을 구성하고 있다.

    기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이 그 어떤 분야보다 긴밀하게 요구된다. 창원산단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대·중소기업 간 일자리 및 소득 양극화가 사회적 문제로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정책으로는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경쟁의 패러다임이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 네트워크 간 경쟁’으로 전환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간 상호 신뢰를 통한 동반성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협력의 주체가 되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의 공유부터 R&D-생산-마케팅 등 기업 가치사슬 단계별로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상생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산단공에서도 창원산단에 입주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시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 기술개발·구매상담회 등의 사업 추진을 통해 기업 간 실질적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창원산단에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이 산업 활동에서만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공통의 현안에 대해 사회발전 전략으로서 대·중소기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창원산단의 경우도 다수의 대기업은 사내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어린이집을 가진 기업의 근로자들은 아이와 출퇴근을 함께 할 수 있고 어린이집 눈치를 보지 않고 늦게까지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어 일과 보육을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 때문에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단공은 창원산단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을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 ‘산업단지형 공동 직장어린이집’을 건립하였다. 산단공은 부지 공급과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정부는 어린이집 건립에 필요한 건설자금을 지원하여 지난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문제는 어린이집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은 금액의 분담금을 부담해야만 하는 것이다. 비용의 부담을 느낀 일부 기업은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고, 남아 있는 기업들도 해마다 분담해야 하는 상당한 비용에 부담을 갖게 된 것이다. 여기서 찾은 해답은 대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창원산단내 대기업 중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기업이지만 직원들의 어린이집 설치 수요가 적고 자체적인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기업을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대기업은 어린이집 설치 미이행에 따른 강제이행 부담을 줄이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중소기업은 저렴한 비용지출로 대기업 수준의 질높은 보육서비스를 직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름이 하나 되어 시너지를 내듯이 산업에서부터 복지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상생의 시대가 활짝 열리길 기대해 본다.

    배은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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