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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포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축하하며-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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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3일, 화포천 습지가 환경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화포천 습지의 보호구역 지정은 다른 환경부 지정 습지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진다. 화포천 습지는 망가진 습지를 되살려 생명의 습지로 만든 후 지정된 경우이기 때문이다. 화포천 습지는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무관심으로 방치되고 쓰레기가 쌓여 있는 하천이 지금의 생명의 습지로 변모한 기적의 현장이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화포천 습지의 격을 높인 데는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다. 김해시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친환경 농업을 통한 자연환경의 복원, 여러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정화 활동, 지역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 등이 보호구역 지정으로 이끈 힘이었다. 김해의 ‘자연과 사람들’이란 단체는 화포천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2004년부터 화포천을 대상으로 조사와 연구, 교육을 해왔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시민들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습지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들’과 같은 단체의 노력이 없었다면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훨씬 늦어졌거나 어쩌면 지정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단체는 김해시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현재 화포천 습지생태공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화포천에서 쌓은 경험을 지난 수년 전부터 전국의 여러 생태공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해시는 국내 타 지역과는 달리 민간단체인 습지생태교육과 인식증진교육을 위의 단체에 위탁하였으며, 화포천의 교육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평판이 높은 생태관이 되었다. 또한 이 단체는 황새 봉순이를 처음 발견하고 이를 통한 여러 교육과 교류 사업을 진행하였고, 화포천을 국가적인 습지보호지역이 되는 데 큰 힘을 보태었다. 또 하나의 소중한 습지의 건강성을 회복시킨 그들의 노력에 감사의 말을 보낸다. 또 이런 기회를 제공했던 김해시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인접한 부산, 창원 주남, 창녕 우포늪 등의 생태교육센터에서도 화포천 습지의 경우와 같은 민관협력체계를 통한 습지보전의 구도를 구축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현재까지의 노력의 결실이기는 하나 궁극적인 종착역은 아니다. 지정을 계기로 화포천 습지는 더욱 건강한 습지로 도약할 기반이 마련되었을 뿐이다. 화포천 보호구역의 미래는 생물다양성 증진과 건강한 습지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렸다. 현재 화포천 습지는 육상화가 가속화되고 습지 내에 목초지와 수로, 유지용수 등의 다양한 문제들이 남아 있어 생태계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습지보호지역 지정 후 새로 수립하는 ‘습지보전계획’은 매우 치밀하게 수립되어야 하며 목표가 뚜렷해야 할 것이다. 습지전문가, 지역전문가, 행정, 지역민들이 또 한 번 합심하여 지속적으로 습지 보전을 추진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보호구역의 관리와 보전에서도 지난 10년간의 노력처럼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있길 기대한다. 우리나라 습지 관련 인사들 또한 ‘화포천 사례’를 휼륭한 습지보전 사례로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습지보전에 큰 흐름을 만든 획기적인 사례라고 인식하고 있다. 다시 한 번 화포천 습지를 살리고 노력해준 많은 민간전문가, 김해시, 시민, 관계기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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