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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3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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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여성의 정치 참여 세상을 바꾸는 힘 (4)

의원 절반이 여성, 스웨덴에서 배운다
정당이 나섰다, 여성할당 도입… 법 없이 바꿨다, 남성중심 정치

  • 기사입력 : 2017-12-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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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 역시 양성평등 실현에 있어 선진국이다. 유럽 선진국들은 국가가 나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정치인의 비율이 높기도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각 정당들의 자발적인 여성정치인 확대 노력이 더해졌다. 다양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스웨덴에서는 여성의 정치대표성 확보를 위해 강제적 입법 대신 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계에서부터 여성정치인 수의 증가와 유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했으며 현재의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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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시의회에서 의원들이 시내 교통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스톡홀름시의회는 101명의 의원 중 여성 51명, 남성 50명이다.



    ◆여성의원의 변화= 국제의원연맹(IPU)과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선거 후 2017년 현재 스웨덴 국회의원 수는 총 349명으로 이 중 여성의원은 152명(43.6%)이고 남성의원은 197명(56.4%)이다. 스웨덴 국회의 여성의원 수는 지난 1990년대 이후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의회와 시의회 여성의원 비율 역시 43%로 국회와 비슷하다.

    스톡홀름시의회의 경우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101명의 의원이 있다. 이 중 여성은 51명, 남성은 50명으로 비율로도 50.5%-49.5%를 기록하고 있다. 당별로 보면 28명은 보수당, 24명은 사회민주당, 16명은 녹색당, 10명은 좌파당, 9명은 자유당이며 3명은 여성대표당이다.

    스웨덴에서 여성의원 비율이 높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선거제도와 복지제도 등을 꼽는다. 스웨덴은 후보에 투표하는 선호투표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혼용하고 있는데,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가 높으므로 인지도가 낮은 신인이나 여성 등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 같은 특수성과 정당이 자발적으로 여성할당제를 도입·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정당들의 참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보고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관련 선거법 제도의 효과성 연구’와 스웨덴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스톡홀름지구 언론보도책임자인 가브리엘 다이렌더(Gabriel Dahlander) 등에 따르면 스웨덴 정당들이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것은 1990년대로 여성 정치적 대표성과 할당제에 대한 오랜 논쟁이 있었다.

    1928년 사회민주당의 여성전국연맹이 여성할당 도입을 요구했지만 기회평등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1970년대 들어 여성할당제가 여성의 대표성 확보를 위한 합리적 방법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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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시청사.



    사민당의 경우 스톡홀름 지역 조직이 1968년과 1970년 시의회 선거명부에 매 3명마다 여성 1명을 넣도록 한다는 원칙을 도입한 후 1970년 선거에서 정당 명부의 11번부터 남녀를 번갈아 내도록, 1973년 선거에서는 5번부터 남녀를 번갈아 내도록 했으며 1976년 선거에서는 전체 정당 명부를 남녀 번갈아 내도록 했다.

    특히 이후부터 양성평등 실현을 놓고 사민당과 자유당(Liberal Party) 간 경쟁이 펼쳐지면서 양성평등 정책 기반을 다지기 위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녹색당(Green Party)과 좌파당(Left Party)이 여성당선자 할당제 도입에 적극 나섰으며 여성정치인의 비율 개선을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정당의 자발적인 할당제가 추진됐다. 녹색당과 좌파당은 1997년 여성할당 50%를 명문화했고, 사민당은 남녀교호순번제(여성 50%)를 도입했으며 자유당과 기민당 등 중도보수 성향 정당들은 남녀동등대표, 최소한 여성 비율이 40%가량 되도록 의무가 아니라 권고했다.

    스톡홀름을 비롯한 지방의회와 스웨덴 국회에서 여성 정치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해 강제성을 담은 입법을 추진하지 않고 각 정당들의 자발적 참여와 역할 수행했다는 것이 눈여겨볼 부분이다. 스웨덴도 여성의 사회참여율에 비해 여성의 정치참여는 급속하게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당들이 여성정책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성의 정치적 지위 향상을 위한 제도를 개선했고 현재 의회의 남녀성비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글·사진=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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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스톡홀름 시의원 엘리노르 린데발



    “사민당, 정치 다양성 목표로 남녀동수 공천
    여성의원 합심해 조직력·경쟁력 강화해야”


    스웨덴 여성의 사회경제활동참여율은 세계 각국 중 매우 앞서고, 정치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는 정당이 사회 각계각층의 집단·단체 등과 활발하게 교류·협력하면서 정치에 반영하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힘입어 정치학도였던 엘리노르 린데발(Ellinor Rindevall)은 젊은 여성정치인이 될 수 있었다. 스톡홀름시의회 초선 의원인 엘리노르로부터 여성의 사회활동과 사회민주당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 여성정치인 증가를 위한 개선점 등을 들어봤다.


    △정치입문 계기는

    -대학에서 국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데, 중도·우파 정당 정권에서 그들이 말하는 이념·신념과 스톡홀름의 현실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고 싶었다. 2014년 사회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고 당선됐다.

    △사회민주당 공천방식과 스톡홀름시의회의 남녀 균형 이유는?

    -스톡홀름을 비롯한 스웨덴 정치계, 사민당이 가장 중요하게 추구하는 것은 ‘정치의 다양성’이다. 성별, 나이, 직업, 출신, 교육의 정도, 기호 등에 상관없이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의원으로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의회 내의 남녀성비 균형은 인위적이거나 강제적인 제도 도입이 아니라 다양성 추구에 기초한다. 특히 사회민주당은 지난 1994년부터 선거입후보자를 정할 때 남녀동수를 지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명 ‘남녀남녀추천제’다. 스웨덴 정치계에서 여성할당에 대한 논의는 1970년대에 시작됐다. 특히 사민당은 정치 다양성을 추구하고 구성원의 절반을 구분하는 성별 양측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집권당인 사민당이 오랜 기간 강력하게 추진해온 제도이기 때문에 국회나 전국 지방의회 내 남녀의원 비율이 5-5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스웨덴의 남녀평등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스웨덴에는 여성정치인 확대를 위한 법이나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파 정당들은 공천 때 남성과 여성의 비율 균형에 집중하지 않는데 그렇기 때문에 남성의원 수가 더 많은 정당도 존재한다. 사회민주당마저 남녀남녀공천제도를 만들지 않았다면 스웨덴 내 지방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균형을 잃었을 것이므로 제도 유지와 개선은 중요하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남녀가 동등하게 노동을 하고 있고, 전업주부라는 개념이 없지만 가사와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은 있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재 스웨덴에서는 남성의 산후휴가 ‘사용 의무화’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는데, 남녀에게 육아의 의무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이 사회 모든 분야의 남녀성비 균형을 맞추는 것의 핵심일 것 같다.

    △한국 여성정치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스톡홀름시의회에서 여성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한계는 여성의원 간의 교류와 소통 부재다. 여성의원들은 협력해 정치인으로서 조직력과 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성의원들은 여성이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고 여성권익 증진을 위해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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