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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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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보다 더 재밌다… 실내에서 하는 ‘겨울야구’

[뭐하꼬] 스크린 야구 즐기기

  • 기사입력 : 2017-11-3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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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에 떠오르는 상대편 투수. 스피커에서는 관중의 환호소리가 울려퍼졌다. 방망이를 힘껏 움켜쥐며 긴장감을 감추려 해도 쉽지가 않다. 1점 차로 뒤진 9회말 2사 1, 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 게다가 오늘 8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것은 수차례 해냈지만 결과는 1루수 직선타와 투수 앞 땅볼. 여기서 한 건 해내지 못하면 경기는 그대로 끝난다는 부담감이 피어오른다. 심호흡을 하고 스크린 속 투수를 뚫어져라 노려본다. 투수가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러 보지만 결과는 헛스윙. 두 번째 공은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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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호인이 스크린 야구장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볼 없는 2스트라이크,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릎 위쪽으로 날아드는 3번째 공을 상대로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딱’. 경기장에 호쾌한 타격음이 울려퍼졌다. 모처럼 공을 쳐내면서 입가에 미소가 걸렸지만 지면으로 향하는 타구를 보고 이내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땅볼 처리될 것이라 판단했던 타구가 지면에 크게 튀어 2루수 키를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안타로 기록됐다. 게다가 내야수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느새 홈까지 파고든 2루 주자. 구질구질한 바가지 안타였지만 동점 적시타의 주인공이 된 기쁨에 팀원들을 얼싸안고 환호를 지른다.


    간밤에 진수성찬을 먹는 꿈을 꿨기 때문일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밀려드는 허기에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기 전 무심코 냉장고 문에 걸린 달력을 들여다보니 그 두껍던 달력이 어느덧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렇다. 얇아지는 달력과 반비례해 두꺼운 옷을 찾게 되는 계절,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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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호인이 타석에서 타격 준비를 하고 있다.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추위와 뺨을 할퀴는 칼바람을 피해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낄낄대는 것도 잠시. 금세 몸이 근질거리고 무료함을 느끼게 된다. 주섬주섬 옷가지를 주워 입고 집 밖으로 나가 기분 전환을 하고 싶지만 마땅치가 않다. 드라이브를 가자니 떠오르는 장소도 없고, 근교로 산책을 가자니 춥다.

    그렇다고 계속 집안에만 머무를 수는 없는 법. 계절·날씨와는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실내 스포츠가 있다. 최근 도심에서 즐기는 가벼운 레저 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크린 야구가 그것이다. 일견 팔과 어깨로만 방망이를 휘두르는 상체 위주의 운동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야구는 전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탁월하다. 뿐만 아니라 집중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제격이다. 추운 겨울, 가벼운 스포츠를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싶다면 스크린 야구장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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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석에 있는 발판을 밟으면 가운데 있는 사각형 구멍에서 공이 날아온다.


    오늘은 내가 해결사... 방망이 휘두르는 짜릿한 쾌감

    27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에 위치한 한 스크린 야구장을 찾았다.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마치고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은 직장인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또 연인과 함께 팀을 이룬 손님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능숙한 모습으로 장비를 착용하고 야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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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루타 이상의 타구가 나오면 스크린에 화려한 모션의 동영상이 재생된다.



    평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스크린 야구장을 자주 찾는다는 이상재(27·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씨는 “공부하면서 쌓여 있던 울분을 풀기 위해 운동을 즐긴다”면서 “겨울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야외 활동이 힘든데 스크린 야구장은 날씨에 관계없이 언제든 찾을 수 있어 좋다”고 극찬했다.

    이씨의 권유로 처음 스크린 야구장을 찾은 강진석(27·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씨는 “공이 방망이에 맞고 날아가는 순간의 손 감각이 너무 좋다. 평소 프로야구 시청을 좋아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재미가 배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강씨는 10번의 타석에서 7안타(1홈런)의 대기록을 세우며 팀의 해결사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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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작전과 교체를 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즐기는 스크린 야구

    스크린 야구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스크린 야구는 본인의 실력에 따라 난이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스크린 야구는 구속에 따라 루키(60㎞ 미만), 마이너(60~80㎞), 메이저(80~110㎞) 세 단계로 나뉘기 때문에 본인에게 적합한 단계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체력에 따라 3·6·9이닝 중 선택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위한 추가 설정도 가능하다. 스크린 야구는 본격적인 경기 시작에 앞서 선수 이름을 등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여성 선수에게 ‘레이디 모드’를 추가하게 되면 타구의 속도나 정확성에 추가 점수를 얻어 안타를 보다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스크린 야구는 이용자가 타석에서 공을 쳐 장내에 위치한 센서를 지나게 되면 타구의 빠르기와 각도 등을 인식해 스트라이크, 파울, 안타 등의 결과를 도출하는 원리인데, 레이디 모드로 실행하게 될 경우 타구 판정에 가산점을 얻는 것이다. 팀원 수에는 제한이 없다.

    남자친구와 함께 스크린 야구장을 찾은 임시연(25·여·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찾았다. 평소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 별 기대 없이 왔는데 날아오는 공을 맞히는 것도, 점수를 내는 것도 어렵지 않고 너무 재밌다. 앞으로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했다.

    스크린 야구는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 편한 트레이닝복과 운동화 정도면 된다. 스크린 야구장에는 타자 헬멧, 무릎·팔꿈치 보호대, 장갑, 방망이 등 경기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구비돼 있기 때문에 가벼운 몸과 즐거운 마음만 있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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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야구장 실내 전경.


    선수 교체 등 상황에 따른 전략 기용도 가능

    스크린 야구장에서 즐기는 타격은 단순히 날아오는 공을 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팀을 나눠 진행하는 스크린 야구에서는 상대팀 공격시 각 방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본인 팀의 투수(각 투수의 승패, 평균자책점 기록이 표시됨)를 변경하거나 수비 대형을 좌측, 중간, 우측으로 집중되게끔 조절하면서 효과적인 수비를 실시간으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본인팀이 공격을 할 때에는 장타력, 주루 플레이 등의 데이터를 비교해 타자를 변경하면서 본인의 공격 찬스를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듯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을 선택해 경기를 유리하게 풀어나가다 보면 흡사 자신이 프로야구 감독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본인이 투수 교체나 수비 대형 변경을 결정해 아웃카운트를 따냈을 때의 기쁨은 직접 안타를 쳤을 때의 환희에 비견되기도 한다고. 하지만 투수 및 타자 교체는 각 3회씩 횟수 제한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고려해서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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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호인이 타석에서 타격 준비를 하고 있다.


    욕심은 금물... 준비운동부터 차근차근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준비운동도 없이 타석에 들어서는 것은 금물.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야구는 갑자기 무리하면 근육통이나 기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기본적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것이 부상 방지에 효과적이다.

    가장 먼저 발목, 손목, 어깨 등 관절 부위를 충분히 움직여 근육에 열을 내야 한다. 양쪽 팔을 번갈아 뻗어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무릎과 발목도 구부리고 돌리는 등 모든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줘야 부상 및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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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방망이랑 장갑 원하는 걸로 골라요.



    스크린 야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몸풀기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방망이를 쥐는 방법과 타석 위치 선정이다. 방망이를 잘못 쥐면 손바닥과 손가락에 통증을 느끼고 손이 쉽게 피로해진다. 따라서 우타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방망이를 쥐고, 좌타자는 반대로 방망이를 잡아야 한다.

    또한 타석에 들어설 때는 직사각형 타석의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자. 스크린 야구장의 공은 스트라이크존을 관통하도록 설정돼 있기 때문에 타석 중앙에서 방망이를 휘둘러야 정확한 스윙 스팟(방망이와 공이 만나는 부위)에 공을 맞힐 수 있다.

    만약 타석 위치를 나쁘게 잡아 배트 안쪽에 공이 맞을 경우(우타자 기준) 오른손에 충격을 느낄 수 있으며, 배트 끝쪽에 공이 맞을 경우 왼손에 통증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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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출할 때 들르세요 … 음료·과자 여깄어요.


    국민 스포츠 야구, 어디에 좋을까

    야구는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는 국민 스포츠다. 특히 최근 스크린 야구장이 증가하면서 ‘관람용 스포츠’에서 직접 즐기는 ‘체험형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기도 하다. 야구를 직접 체험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있으니 즐거움은 두 배. 야구가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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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하고 얘기하고 대기실도 있답니다.



    타석에 들어서서 투수의 공을 받아보면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코스의 공이 종종 날아온다. 이것은 스크린 야구도 마찬가지다. 기계라고 해서 항상 일정한 속도, 코스의 공을 던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공을 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순발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 향상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방망이를 휘두르고 커다란 타구를 만들어 낼 때면 막혀 있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학업과 회사 업무에 심신이 지쳐갈 때 스크린 야구장을 찾아 방망이를 원없이 휘두르다 보면 마음 속 울분이 모두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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