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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문화예술도시 창원, 문화적 과정에서 답을 찾자(3)

(3) 스페인 타바칼레라
공무원이 만들고 전문협의체가 운영하는 ‘문화창조공간’

  • 기사입력 : 2017-11-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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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북부 기푸스코아 주의 도노스티아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문화센터 ‘타바칼레라 (Tabakalera International Center for Contemporary Culture)’.

    1913년부터 90년 동안 매년 250만 갑 이상의 담배를 생산하던 담배공장은 2015년 복합문화공간 타바칼레라로 새롭게 문을 연 후 개인과 기관의 창작활동 지원, 시민 예술활동 공간,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상징적인 담배공장을 리노베이션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은 다름 아닌 산세바스티안 시의 열정적인 공무원들이었다.

    이들은 담배공장을 국제적인 현대문화센터로 조성하기 위한 열정을 품고 기푸스코아 주정부와 바스크 지방정부를 끊임없이 설득했고, 2004년 부지 매입과 2008년 건축설계 공모를 거쳐 2015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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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타바칼레라의 핵심적 실험공간인 창조도서관. 언제든 책을 읽고 현대미술 관련 창조활동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정식 개관이 2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문화공간 타바칼레라의 운영이 아주 안정적이고, 지역의 중요한 문화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타바칼레라의 운영은 크게 3가지로 ‘문화적 프로젝트’, ‘문화적 에코시스템’, ‘공공장소의 활용’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문화적 프로젝트의 다양한 시도이다. 2004년 시설 노후화로 폐쇄된 직후부터 리노베이션하는 동안에도 지속적인 문화프로젝트를 추진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공간이 완성되기 전에 끊임없이 공간을 이해하려는 문화프로젝트 시도가 있었고 그 대표적인 것이 예술영화 중심의 ‘산 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San Sebasti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이다.

    둘째, 문화적 에코시스템이다. 문화적 에코시스템은 공간의 구성 자체가 초기에는 협소하지만 중심이 되는 곳에서부터 공간이 다양하게 유기적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이곳에 거주하는 입주 작가와 실내 인테리어가 문화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소재와 재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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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바칼레라 전경.



    셋째, 공공장소의 활용이다. 타바칼레라 중앙의 광장을 중심으로 컴퓨터 활용 공간, 어른들의 카드놀이 공간, 커피숍, 상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공공장소가 활용되고 있다.

    타바칼레라의 가장 핵심적인 실험공간은 도서관이다. 일명 ‘창조도서관’으로 불리는 도서관은 공간 자체가 혁신적인 공간으로 시민들이 언제든 와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창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3D프린트, 전자기기, 악기, TV 등 현대미술에 관련된 다양한 컬렉션들이 준비돼 있다. 특히 타바칼레라 도서관은 다른 도서관과 달리 고립된 도서관이 아니라 디지털 문화기술연구소와의 연계를 통해 언제든 새로운 시도를 구체화·현실화시킬 수 있다. 이처럼 타바칼레라의 모든 공간은 단순 건축적 연결이 아닌 유기적·기능적으로 상호 연결돼 있어 창조작업이 언제든 가능하다.

    타바칼레라 문화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아네 로드리게스 아르데나리는 “타바칼레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점점 확장해 나가는 형태로 조만간 민간에서 운영하는 호텔도 입점할 예정이다. 또 바(BAR)와 레스토랑 등도 들어설 예정으로 공간 확장은 운영협의체 중심의 공간에서 시작해 콘텐츠를 보완하고 편의시설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호텔, 대규모 유락시설 등을 먼저 갖춘 후 프로그램 등을 고민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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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타바칼레라의 운영자금은 3개의 공공기관인 산 세바스티안 시청, 키푸스코아 주, 바스크 지방정부의 대표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 3개 공공기관의 대표들이 타바칼레라의 공동대표이고, 공간을 활용하는 ‘에체바레’가 문화 관련기관의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기관협의체인 에체바레는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를 준비하는 재단과 인근 대학 산하기관인 디지털문화연구소 그리고 문화전문단체인 쿠차(재단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 세 운영단체가 공간을 활용하는 만큼의 공공 운영비용을 지불한다. 예를 들면 에체바레가 타바칼레라 전체 면적 3만7000㎡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 여기에 해당하는 운영자금을 내고, 다른 공공기관이 1000㎡의 운영권을 가지면 그만큼의 운영자금을 내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상호보완적인 사업과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이처럼 기본적인 운영자금은 공공기관에서 보조하고 나머지 비용은 사용자 측과 공간 대여, 행사, 스폰서 등을 통한 영업이익에서 충당하고 있다.

    현재 타바칼레라에는 영화 관련 작가 5명과 해외작가 3명 등 입주작가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작업실은 디지털문화기술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디자인과 재료들로 제작된다. 이들은 공간을 중심으로 기관과 사업, 사람들을 모아 하나의 생태계를 이뤘다. 이런 이유로 타바칼레라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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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바칼레라는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의 협업이 일상화된 곳이다. 독립된 각각의 단체들이 결코 독립돼 사업을 펼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협업이 일상화돼 있다.

    문화커뮤니케이션 총괄담당 아네 로드리게스는 “지난 10월 타바칼레나에 영화학교가 설립됐다. 당연히 이 영화학교는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와 연계돼 있으며, 관련 재단이 중심이다. 하지만 산 세바스티안 시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이 함께 영화학교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타바칼레라의 모든 공간과 사업들은 분야별 전문가, 활동가들로 구성된 타바칼레라 운영협의체에서 운영을 한다. 이 운영협의체는 강제적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아닌 느슨하고 개방적인 협의체로, 공간의 활용도에 따라 언제든 결합하고 다시 뭉칠 수 있는 운영방식이 돋보인다.

    글·사진=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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