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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73) 꼬두밥, 도구통, 만자(마자)

  • 기사입력 : 2017-11-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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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 수능이 지진 땜시로 일주일 연기되가 어지 시험을 칬다 아이가. 내도 작년에 작은딸래미가 수능 친 날 식구들캉 지녁을 무웄던 생각이 나네. 벌시로 일 년이 됐네.

    △서울 : 맞네. 벌써 일 년이 지났네. 예전엔 대학 합격하라고 교문에 찰떡과 엿을 붙이고 했잖아. 그런데 ‘지녁’이 ‘저녁’을 말하는 거야?

    ▲경남 : 하모! ‘저녁’을 말하는 기다. 딸래미한테 물어보이 오시도 찰떡 겉은 거 선물한다 카더라꼬. 떡 이바구 나오이 에릴 때 어무이가 떡 맹근다꼬 꼬두밥을 해가 도구통에 옇어주모 내가 찌+ㅇㅎ던(찧던)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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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떡을 쌀로 만드니까 떡을 하려고 지은 밥이 ‘꼬두밥’이겠네. 맞지? 그런데 ‘도구통’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꼬두밥’은 표준어사전엔 ‘술밥’의 경남 방언으로만 나오지만 경남에서는 표준어 ‘술밥’, ‘고두밥’, ‘지에밥’의 뜻으로 다 씨인다. 표준어사전에 ‘술밥’은 “술을 담글 때에 쓰는 지에밥”, ‘고두밥’은 “아주 되게 지어져 고들고들한 밥”, ‘지에밥’은 “찹쌀이나 멥쌀을 물에 불려서 시루에 찐 밥. 약밥이나 인절미를 만들거나 술밑으로 쓴다”꼬 돼 있더라꼬. 그라고 ‘도구통’은 ‘절구’를 말하는 기다. ‘도구토~오 이래저래(이리저리) 찡어가(찧어서) 떡 해 무웄다’, ‘살이 쩌가 도구통 겉더라’ 이란다 아이가. 도구통은 ‘도구’, ‘도구바~아’, ‘도구방아’라꼬도 캤다. ‘절굿공이’는 ‘도굿대’라 카고. 떡을 갈라묵고 남으모 어머이(어무이)가 내보고 만자 무우라 캐쌓지.

    △서울 : ‘갈라묵고’는 ‘나눠 먹고’의 뜻인 건 알겠는데 ‘만자’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만자’는 ‘마저’, ‘마지막’을 뜻하는 경남말이다. ‘마자’라꼬도 카지. ‘니까지도 만자 가삘래?(너까지도 마저 가버릴래?)’, ‘이기 인자 만자다(이것이 이제 마지막이다)’ 이래 카지. 나들어 보이 인자 어머이 마음 알겄네.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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