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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아이는 없다- 황미영(한국학습클리닉 경남부산지부 대표)

  • 기사입력 : 2017-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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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기엔 올 초 세웠던 계획과 목표를 점검하고 이루지 못한 일들은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도 성취하지 못한 계획은 내년을 기약하며 목표를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자녀교육은 적절한 시기에 부모 역할을 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자녀와 함께 하지 못한 시기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후회하고 반성해도 소용이 없다.

    필자는 세상에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아이는 없다는 문구를 인용해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의할 때마다 강조한다. 정서적으로 문제 있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서 비롯되기 때문에 부모의 교육과 상담이 함께 이뤄질 때 아이들의 정서치료에 더 효과가 있다. 부모의 행동은 자녀의 거울이자 롤모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자녀 앞에서 배우자나 학교 교사를 무시하거나 비방하는 말 등을 삼가기를 권한다. 이런 언행은 자녀의 무의식에 내재화돼 청소년기에 부모와 교사를 무시하게 되는 행동의 근원이 된다. 공교육과 교사의 인권이 무너진 원인은 바로 가정에서 부모의 잘못된 언행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고 소통을 잘하는 관계성 지능이 높은 사람이다. 관계성 지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정서적 안정이다. 정서는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회성을 형성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현재 학습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 정서가 안정돼 있지 않으면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사춘기와 오춘기라는 이름으로 심각한 내적 갈등상황에 놓이게 돼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

    프로이드(Freud), 아들러(Adler), 융(Jung)에 의하면 정서는 기질적 원인, 개인의 내적 원인, 심리적 원인, 사회문화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합쳐지거나 누적될 때 나타난다고 했다. 기질적 원인은 태내 환경에서부터, 아니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기 전부터 시작된다. 태아는 3개월이 되면 엄마의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임신했을 때 산모가 스트레스 상황이나 알코올, 카페인, 약물 등에 노출되면 아이는 기질적으로 정서에 문제가 생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내적 심리적 원인은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세계인 원초아, 자아, 초자아가 무의식 속에서 경합하는 역동적인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2~3세에 자아가 잘 발달돼 주도권을 가지고 원초아, 초자아의 요구를 적절하게 해소하면서 현실에 적응한다. 성적분비 에너지인 리비도가 입에 있을 구강기 시기에 부모의 양육이 잘 되지 못하면 불안, 폭언, 폭식, 손톱을 물어뜯는 행위를 하게 된다. 리비도가 항문의 괄약근에 있을 항문기 시기와 성기에 있을 남근기 시기에 과도한 욕구만족이나 좌절을 경험하면 난폭한 행동, 공격성, 잔인하고 파괴적인 행동이 고착돼 성숙한 성격으로의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

    자녀의 성격과 정서는 유아기에 거의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문화적 요인은 휴대폰의 남용과 부모의 부재, 부모의 과잉보호, 편애, 학대,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휴대폰에 노출된다면 전자파로 인해 신체적 성장에 문제를 주고 인지사고와 집중력에 방해가 돼 학습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사회적 요인 중 부모의 잘못된 대화기술은 자녀의 학습동기를 저해하고 자존감을 낮게 해 정서적 고립을 만들게 한다. 자녀와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하며 자녀가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지속적인 부모 교육과 독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녀와의 대화기술을 소개한 책을 통해 자녀와 행복한 소통을 하는 부모가 되길 바란다.

    황미영 (한국학습클리닉 경남부산지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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