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 첫 발견”

부산대 손문 교수 연구팀 밝혀
흙탕물 분출된 흔적 100여곳 확인
기상청도 어제부터 현장조사 나서

  • 기사입력 : 2017-11-19 22:00:00
  •   

  • 지난 15일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 흥해읍 진앙 주변 곳곳에서 지진 관측 이래 처음으로 ‘액상화 현상’이 확인됐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으로 땅 아래 있던 흙탕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지표면 밖으로 솟아올라 지반이 액체와 같은 상태로 물러지는 현상을 뜻하는데, 지난 1978년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한 이래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 포항지진이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1995년 매립지에 세워진 일본 고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남서쪽 효고현에서 액상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큰 피해가 일어났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액상화 현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기록이 있다.

    메인이미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11·15 포항 지진(규모 5.4) 진앙 인근에서 발견한 ‘샌드 볼케이노(화산 모양의 모래 분출구)’. 지진 흔들림으로 땅 아래 있던 흙탕물 등이 지표면 밖으로 솟아오른 이른바 ‘액상화 현상’ 가능성이 있다고 지질연은 19일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관련 사안을 확인하고자 조사하기로 했다./연합뉴스/



    포항에서 액상화 현상을 처음 확인한 부산대 손문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 이후 정부 의뢰로 국내 활성단층 지도 제작 사업을 하던 중 포항 진앙 주변 2㎞ 반경에 걸쳐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 100여곳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포항 지반에는 완전히 고체화가 안 된 상태의 해성퇴적층이 200m 두께로 쌓여 있어 15일 지진으로 액상화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손 교수팀은 “17세기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왔을 때 액상화에 대한 기록이 있지만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 현상이 발견된 것은 포항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팀은 또 “액상화가 발생하면 지표면 위 건물이 일시적으로 물 위에 떠 있는 상태가 된다”며 “기울어진 포항의 대성아파트처럼 많은 건물이 액상화 영향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손 교수는 “액상화 현상이 나타난 지역에서 건물을 지을 때 기초를 땅속 깊숙한 암반에 고정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현장조사팀도 18일 포항지진 진앙 주변 지표지질 조사를 통해 액상화 현상 때 나타나는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와 머드 볼케이노(진흙 분출구) 30여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포항지진 때 실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9일 조사에 나섰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장조사팀이 손문 교수팀을 만나 액상화 현상이나 분석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며 “향후 행정안전부에서 이런 자료를 분석해 액상화에 관한 최종 결론을 도출하고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일부 연합뉴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