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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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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롯데백화점 서면본점 2층 명품 수선실 최인혜 대표

"저의 마음에 안들면 절대 출고 안 해, 고객님께서 흡족 하시면 드린다"

  • 기사입력 : 2017-11-17 14: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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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선 있잖아예, 고객님께서 저의 집에 수선 맡긴 이상 제가 마음에 안들면 절대 출고를 안합니다, 고객님께서 방긋 웃으시면 드립니다"

    부산 롯데백화점 서면본점 2층에 자리잡은 명품 수선실 최인혜(56 여) 대표의 말이다.

    최인혜 대표는 2000년대 대기업 계열의 기성복에 밀려 하나 둘 자취를 감춘 맞춤 정장업계를 바라보면서 화두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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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롯데백화점 서면 본점 2층 수선실 최인혜 대표.

    최 대표는 "명품의류를 수선하는 곳은 동네 수선실과 달라야 한다. 여기는 기술 싸움으로 기술이 없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우리집 실장님들은 경력이 40~50년 된 경력 베테랑 분들로 일류선수분 들"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금은 모든 세상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주먹구구 운영되던 기존 수선실 시스템에 변혁을 가하며 명품 수선샵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업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성장했다.

    2000년대를 기점으로 상당수 재단사들은 은퇴했는데, 2층 명품 수선실 재단사인 실장들은 어떤 옷이든 재단할 때 만큼은 정성을 다해 '혼'을 넣어 내가 입을 옷 이라고 생각한다.

    백화점 수선실은 매장에서 구입한 옷의 치수가 맞지 않거나 옷이 상했을 때 수선하는데, 최근에는 아예 옷을 다른 스타일로 만들어주는 리폼을 한다. 남성의 경우 주로 유행이 지난 정장의류, 여성은 코트와 정장의류를 맡겨 최신 디자인으로 리폼해 유행 트랜드를 리드한다.

    최 대표는 "누구나 당당하고 멋질 권리가 있다, 옷장에 쌓인 추억의 멋쟁이 옷에 날개를 달아 다시 태어나 폼나게 자신의 당당함을 멋으로 표현하라"고 전한다.

    '리폼'은 단순한 수선이 아니라 내피와 외피 등을 완전히 해체해서 새로 옷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행과 체형이 변하면서 입기 힘든 옷이 있다. 유난히 마음에 드는 옷이라 버릴 수도 없고 그대로 입을 수도 없을 때는 유행에 어울리게, 변한 체형에 맞게 수선해서 입으면 좋다. 큰돈 들이지 않고, 유행과 몸에 맞는 맵시를 한번에 잡는 것이다.

    리폼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유행 지난 옷을 적은 비용으로 새 유행에 맞출 수 있다는 점으로 결혼 예복,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선물받은 옷, 추억이 묻어 있는 옷 등을 리폼해서 입음으로써 '아름다운 옛날'을 '장롱' 속이 아니라 '생활의 시간 속'으로 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신체적 조건이 어울리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입었을 때는 멋있어 보이던 옷이 내가 입었을 때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수선 전문가들은 "디자인, 재봉질, 가위질을 할 줄 안다고 누구나 수선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자기만의 차별화된 기술, 패션감각, 유행을 보는 눈, 재료에 대한 감각, 정보력, 시장성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함부로 도전할 분야는 아니다"고 말한다.

    최근 명품의류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명품의류 수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큰 맘먹고 구입한 값비싼 명품의류인 만큼 믿고 맡길 수 있는 수선전문가가 필요하다.

    옷을 입을 때는 무엇보다 옷 맵시가 중요하다. 나의 바디라인에 딱 맞춘 듯 잘 떨어지는 핏이야 말로 나를 더욱 스타일리쉬하고 센스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옷의 유행 흐름은 계속 돌고 돈다. 허리 라인, 카라 폭, 기장, 트임, 등 세세한 부분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리폼의 장점은 기존 의류를 최대한 살려 유행을 놓치지 않으면서 실속 있는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단순히 옷을 줄이고 늘리는 수선을 넘어서 최근 유행 흐름에 맞춰 옷의 까다로운 구조변경까지 깔끔하게 해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대표는 "요즘엔 장인정신을 가진 옷수선공이 드물죠. 힘들고 어려운 코스를 밟아야 하기 때문인지 배우려는 사람이 잘 없다"며 "수선한 옷을 입어보고는 만족감을 느낄 때 가장 보람있고 기쁘다"고 강조한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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